[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주장이자 '안방마님' 강민호는 최근 마음이 짠하다. 후배 포수 김준태를 보면 그렇다.
강민호는 어쩌면 올 시즌이 끝난 때까지 포수 장비를 착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달 19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 도중 무릎쪽에 통증을 느꼈다,
가벼운 부상으로 여겼지만 검진 결과 무릎 쪽 인대가 손상됐다. 강민호에게도 그렇고 본격적인 순위경쟁을 해야하는 팀에게도 손해였다.
강민호는 1군 엔트리에서 빠졌고 치료를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백업 역할을 맡고 있던 김준태가 강민호의 자리를 대신했다.
강민호가 전력에서 빠진 사이 팀은 조금씩 힘이 빠지면서 중위권 순위경쟁에서 밀려났다. 김준태는 주전 기회를 얻었지만 경기 출전이 이어지자 힘에 부치는 모습이 보였다.
강민호는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1군 복귀했다. 당초 부상 회복까지 4주 정도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었으나 그 시기를 앞당겼다. 예상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라인업에 복귀했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강민호에 대한 수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강민호는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고 김준태가 여전히 선발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뛴다,
강민호는 복귀 이후 3경기에서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없지만 2루타도 2개를 쳤다. 그가 가세하면서 팀 타선은 한결 단단해졌다.
지난 1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인 kt 위즈와 원정경기에서 강민호는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해결사 역할을 했다. 소속팀이 3-2로 근소하게 앞서있던 5회초 묘한 상황이 일어났다. 롯데는 선두타자 정훈과 손아섭이 연달아 2루타를 쳤다. 당연히 추가점이 나와야 했는데 대로였다. 앞서 출루했던 정훈이 손아섭의 타구가 야수에게 잡힌 것으로 판단해서였다.
무사 2, 3류 기회가 이어졌으나 후속타자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강민호가 타석에 섰다. 만약 점수를 못냈다면 롯데 입장에서는 김이 새버릴 수 밖에 없다. 경기 중반 흐름을 kt에 넘겨주는 빌미가 될 수도 있었다.
강민호는 여기서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그는 이 타구로 KBO리그 통산 40번째로 700타점 고지에 오르는 선수가 됐다. 롯데는 이후 추가점을 더뽑았고 9-2로 kt에게 승리를 거두며 3연패를 끊었다.
강민호는 kt전이 끝난 뒤 "700타점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최근 타격감이 좋다고 말하기가 애매하다"고 했다. 중요한 시기에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빠져 있었다는 자책과 함께 자신을 대신해 선발포수로 고생하고 있는 김준태를 걱정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는 "(김)준태와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며 "주변 시선이나 들리는 얘기에 신경쓰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플레이하라고 했다. 대차게 하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호 또한 절실하다.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가능성이 실날 같이 남아 있는 현재 강민호는 "매 타석이 소중하고 간절한 마음을 먹고 (타석에)들어선다. 그래서 안타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얐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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