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 있을까. 등장인물을 직접 만들고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에게는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윤이수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츤데레 왕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의 예측불허 궁중위장 로맨스를 그린 작품. 2013년 네이버 웹소설로 선보였던 이 작품은 3년이 흘러 현재 KBS 2TV 월화드라마로 제작돼 방영 중이다.
조이뉴스24와 만난 윤이수 작가는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를 묻는 질문에 "극중 진영이 연기하는 김윤성은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고 말했다.
극중 김윤성은 조선 권력가 김헌(천호진 분)의 친손자이자 마성의 꽃선비다. 명문가 자제로 품격과 여유를 모두 갖춘 그는 홍라온(김유정 분)을 사이에 두고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대립하게 된다.
윤 작가는 "원작에서 윤성은 영과 대립하기 위해 할아버지에 의해 교육된 아이다. 웃는 것조차 학습된, 자신의 마음을 비추는 게 낯선 그런 아이"라며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마저도 얻지 못하는 상황이 허망하고 유달리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영이 웹소설의 일러스트 속 윤성과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랐다"며 "사람이 실제로도 저렇게 잘 생길 수 있을까 싶어서 신기했다"고 전했다.
드라마에는 진영 외에도 '대세' 박보검과 '정변'의 아이콘 김유정 등이 출연한다. 특히 박보검은 예의 선한 미소와 강렬한 카리스마를 동시에 선보이며 전국의 여심을 들썩이고 있고, 김유정은 10대 답지 않은 영리한 연기력으로 '언니팬'들을 다수 확보 중이다.
윤 작가는 드라마 캐스팅에 대해 "대만족"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스스로를 '박보검 팬'이라고 밝힌 윤 작가는 드라마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박보검 파워가 아닌가 싶다"며 남다른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응답하라 1988'을 보고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극중 최택(박보검 분)이 '엄마가 언제 보고 싶어?'라는 질문에 '매일요'라고 답하는데 거기에 꽂혔죠(웃음). 참 예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박보검 캐스팅 소식을 들었어요. 효명세자 단독 포스터를 보고 '효명세자가 바로 여기 계셨네'라고 생각했죠. '역대급' 같아요(웃음)."
그는 '남장여자' 홍라온 역을 연기하는 김유정에 대해서는 "천상 배우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는 "어린 친구가 어떻게 저렇게 중심을 딱 잡고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싶다"라며 "10회 방송에선 라온이가 울때 나고 같이 울었다. 천상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윤 작가는 '구르미 그린 달빛'을 포함해 총 12개의 로맨스 소설을 집필했다. 최근 결말을 맺은 '해시의 신루'에 이은 차기작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윤 작가의 로맨스 소설은 대부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이다. 차기작 역시 역사 로맨스물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그는 "기본적으로 역사를 좋아한다"며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드라마 방영하는 날엔 실시간 검색어로 '효명세자'와 '홍경래의 난' 등이 뜨더라. 이렇게라도 우리 역사를 한번 더 알리는 계기가 된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전했다.
"소설을 쓰기 전에 역사 공부를 충분히 해요. 창덕궁의 문화해설도 매번 듣고, 문화해설사에게 따로 묻기도 하죠. 역사에 해박한 분들을 따로 만나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사료를 찾아볼 때도 있어요. 제가 제대로 잘 알고 있어야 어려운 이야기도 풀어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이제 중반부를 넘어섰다. 총 18회 중 10회를 방영했고 이제 8회가 남은 상태. '시청자의 마음'으로 드라마를 '본방사수' 한다는 윤 작가가 배우와 제작진들에게 애정이 가득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끝까지 작품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아프거나 다치지 말고, 모두 힘들지 않게 잘 끝나기를 기원합니다(웃음)."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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