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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이다영 "공격형 세터? 이제는 맘에 들어요"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저력 보여주며 컵대회 준결승 선착 숨은 원동력

[류한준기자] "무럭 무럭 잘 커줬으면 하죠."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 2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B조 흥국생명과 맞대결에서 경기 초반 교체 카드를 꺼냈다.

흥국생명은 1세트 초반 기세가 대단했다. 이재영과 러브를 앞세운 공격이 연달아 성공하며 7-4까지 앞섰다. 상대의 이런 흐름을 끊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양 감독은 주전 세터 염혜선을 대신해 백업 세터 이다영을 코트에 투입했다.

처음에는 효과가 없었다. 이다영 카드가 먹혀들지 않았고 흥국생명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1세트를 먼저 가져갔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2세부터 끌려가던 분위기를 바꿨다. 세트 허용을 눈앞에 뒀던 2세트를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후 내리 3, 4세트를 따내며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다영은 이날 염혜선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그는 73차례 토스를 시도해 34회 공격 연결에 성공했다. 세트 성공률은 46.57%로 염혜선이 기록한 27.77%(54차례 시도 15번 성공)를 앞섰다.

현대건설 승리의 주역은 각각 25점과 18점을 올린 에밀리와 양효진이었으나 이다영이 뒤에서 공격을 조율하는 임무를 잘 해낸 것이다.

이다영은 이번 오프시즌 동안 소속팀에서 운동에 집중했다. 프로 입단 후 지난 두 시즌 동안은 달랐다. 오프시즌마다 대표팀에 소집됐기 때문에 그랬다. 이번에는 2016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처음에는 서운하기도 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팀 훈련에 매진했다.

이다영은 "소속팀에서 운동을 했는데 오히려 내겐 더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이번 컵대회 들어 제역할을 하고 있는 데서 그동안의 훈련 효과가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염혜선은 현재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리우올림픽 출전을 포함해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 이럴 때 이다영이 휴식시간을 잘 보조해야 한다.

이다영은 "처음에는 마음먹은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았다"며 "팀에서 막내다 보니 먼저 파이팅을 하고 그래야 했는데 잘 안됐다. 2세트를 만회한 뒤 3세트부터는 힘이 좀 났다"고 웃었다. 그는 3, 4세트에서는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과감한 패스 페인팅과 오픈 공격도 두 차례 시도했다.

그는 서브도 강한 편이라 프로 입단 전 진주 선명여고 시절부터 공격형 세터에 가깝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다영은 "처음에는 그런 얘기(공격형 세터)를 듣기 싫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내 장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세터로서의 본분을 잊은 건 아니다. 이다영은 "경기 중에 토스가 왔다갔다 할 때가 많다"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팀의 챔피언결정전 2연속 우승에 꼭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양 감독은 이다영에 대해 "전위에서 블로킹 높이가 좋다. 공격수, 특히 에밀리를 상대로 쭉쭉 뽑아주는 토스는 괜찮다"면서도 "전반적인 토스 구질과 상대 블로킹을 빼주는 능력은 아직 (염)혜선이 더 낫다"고 했다. 이어 "(이)다영이도 팀에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나아진 부분이 많다. 잘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발전하길 바라고 있다"고 기대했다.

한국여자배구는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김사니(IBK기업은행) 이효희(한국도로공사) 등 베테랑 세터의 뒤를 이을 젊은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 염혜선을 비롯해 이나연(GS칼텍스) 조송화(흥국생명) 등이 세대교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면 이다영은 바로 그 뒤를 이을 수 있는 재목으로 꼽힌다. 이번 컵대회에서 출전 시간이 조금씩 더 늘어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청주=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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