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리츠)는 한국 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선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의구심'이 남아 있던 지난해 그가 성공을 거두자 지난 겨울 여러 구단이 앞다투어 한국 야수 영입에 뛰어들었다.
박병호(30, 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줄줄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기존 추신수(34, 텍사스 레인저스)에 최지만(LA 에인절스)까지 올 하 해 메이저리그를 누빈 한국 출신 야수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아시아 출신 투수는 몰라도 야수, 특히 내야수가 성공하기엔 시기상조"라던 메이저리그 일각의 삐딱한 시선을 강정호가 교정시켜준 뒤의 일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 강정호는 '선구자'로 불릴 만하다.
2년간 메이저리그 투수들과 맞부딪히며 경험을 쌓은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출전 기회"라고 했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선수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고 본다. 중요한 건 기회를 얼마나 받느냐에 달렸다"고 그는 강조했다.
결국 '출전 기회'다. 시즌 초반 맹활약한 이대호의 경우 중반 이후 타격 페이스가 다소 주춤해지자 시즌 막판에는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았다. 반대로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강등 권유를 거부하고 메이저리그에 잔류한 뒤 한동안 후보 신세였으나 제한된 기회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자 주전 좌익수로 발돋움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스프랭캠프 당시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크게 고전했지만 구단의 믿음 속에 꾸준히 기회를 잡았고, 결국 피츠버그 내야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2년 만에 자리매김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상대의 약점을 철저히 분석한다. 어떻게 해서든 타자가 못치게 한다"며 "한국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경험이야말로 빅리그 2년간 얻은 가장 큰 소득이라는 그는 "한국에 있을 때와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순간순간 타격에 있어 느낌을 다르게 가져갈 때는 있었지만 큰 틀의 폼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기회를 얻었기에 상대 투수들을 극복할 수 있었고, 20홈런 고지도 넘어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향후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라면 주전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팀, 주전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팀을 최우선적으로 고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기도 했다.
한편 강정호는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해 준비를 잘 하겠다"며 "그 전에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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