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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윤여정, 데뷔 50주년의 연륜이 빚어낸 소통(종합)


"무대에서 죽고 싶다는 말, 이해 가더라"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데뷔 50주년을 맞은 배우 윤여정이 부산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을 나누며 대배우의 연륜을 보여줬다. 가장 애정이 가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인생의 선배로서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까지 덧붙이며 부산의 밤을 풍성하게 채웠다.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는 배우 윤여정의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됐다.

영화 '계춘할망'과 '죽여주는 여자' 등으로 올 한 해 바쁘게 관객을 만나는 윤여정은 이날 부산 관객들과 가까이서 소통하며 데뷔 50주년을 맞은 대배우의 연기 철학에 대해 얘기를 풀어놨다. 그는 "어떻게 죽을 것이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며 "결론은 없다. 아름답게 죽을 수는 없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는 최근 개봉한 영화 '죽여주는 여자'에서 그가 연기한 인물 소영 역과도 닮아 있는 이야기였다. '죽여주는 여자'는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 사는 여자 소영(윤여정 분)이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죽여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윤여정은 "배우들은 무대에서 죽고 싶다고 하는데, 그것이 촬영하다 죽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며 "죽음을 앞둔 이들은 자기가 살던 공간에서 자기가 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하다 죽길 원한다. 무대에서 죽고 싶다는 말이 그래서 있다는 걸 알았다"고 답했다.

'죽여주는 여자'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알리며 윤여정은 "이 영화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며 "외면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이재용 감독은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같이 돌아보고 싶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알렸다.

"우리도 소수자가 될 수 있다"고 얘기를 이어간 윤여정은 "외국에선 내가 소수자였다"며 "어린 서양 아이들이 나를 보면서 중국인, 일본인이라고 놀리는데, 내가 죄인도 아닌데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데뷔 50주년을 맞아 오픈토크에 참여한 그는 "돌아보면 찬란한 기억은 없고 고생한 것만 생각나는데, 남자들이 첫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듯 나에게는 스물 셋에 찍은 '하녀'가 그런 작품"이라고 답했다.

이날 윤여정은 일흔의 대배우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광장에 모인 젊은 관객들을 향해 뼈 있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돈을 따지지 말고 임하라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여러분의 진가를 모두가 아는 날이 온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오픈토크는 이병헌, 손예진에 이어 이날 윤여정 편으로 막을 내렸다.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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