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LG 트윈스가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16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0-0으로 맞서던 9회말 김용의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결승점을 뽑아 1-0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전날 1차전에서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2-4로 패했던 LG는 이날은 선발 류제국의 눈부신 역투와 안정된 수비를 발판으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정규시즌 4위팀의 어드밴티지로 1승1패 동률을 기록하고도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얻은 LG는 13일부터 정규시즌 3위팀 넥센 히어로즈와 맞붙는다.
KIA는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타선 침체에 발목이 잡혔다. 선발 양현종 등 투수진은 호투해줬으나 타선이 1안타밖에 치지 못해 이기기 힘들었다. KIA는 아쉬움 속에 가을야구를 두 경기만에 마감하고 시즌 일정을 끝냈다.
0-0으로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던 9회말 LG가 선두타자 정상호의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대주자 황목치승이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시키자 KIA 벤치는 손주인을 고의4구로 내보내 무사 1, 2루를 허용했다. 여기서 문선재가 보내기번트 실패(포수 파울플라이)해 1사 1, 2루로 바뀌었다.
KIA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임창용을 내리고 외국인 선발 요원 지크를 구원 투입했다. LG도 서상우 대타 카드를 꺼냈다. 서상우가 짧은 우전안타를 쳐 1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다음 타자 김용의는 지크의 2구를 받아쳐 중견수 쪽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3루주자 황목치승이 태그업해 여유있게 홈을 밟을 수 있는 준플레이오프행 끝내기 희생플라이였다.
양 팀 선발 KIA 양현종과 LG 류제국이 혼신의 피칭으로 역투를 이어가 두 팀 모두 한 점 내기가 쉽지 않았다.
LG는 3회말 공격이 아쉬웠다. 선두타자 정상호의 볼넷과 손주인의 우전안타로 무사 1, 2루의 좋은 기회를 잡았다. 문선재의 보내기번트로 1사 2, 3루까지 잘 엮었지만 이형종이 3루 땅볼, 박용택이 3루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4회말에도 LG는 히메네스, 양석환의 안타 2개가 나왔지만 득점타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6회말에는 오지환의 안타로 1사 1루가 된 가운데 채은성의 3루쪽 병살타성 타구 때 이범호가 공을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했다. 실책으로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양현종이 양석환과 정상호를 모두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막았다.
KIA는 5회까지 류제국의 호투에 말려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6회초 KIA는 1사 후 브렛 필이 팀의 첫 안타를 우측 2루타로 터뜨리며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나지완이 친 유격수 쪽 강한 안타성 타구가 오지환의 환상적인 호수비에 걸렸다.
8회초에도 오지환은 호수비로 팀을 구했다. 선두타자 김주찬의 볼넷과 보내기번트, 필의 삼진으로 2사 2루가 된 상황에서 나지완의 3-유간 깊숙한 타구를 잘 잡아 깔끔하게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오지환은 전날 경기서 패배로 직결된 실책을 범했는데 이날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호수비를 거듭해 승리의 빛나는 조연이 됐다.
류제국의 피칭은 역대급이었다. 8회까지 던지면서 안타는 6회초 필에게 내준 2루타가 유일했다. 제구가 가끔 흔들리며 볼넷 3개에 사구 3개를 내주긴 했으나 삼진 5개를 곁들여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0-0에서 물러나 승패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LG의 이날 승리는 류제국이 이끌어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9회초 류제국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임정우가 1이닝을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간단히 끝내고 9회말 끝내기 승리 덕에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도 6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선발 몫을 다 해냈다. 윤석민(1.1이닝 무실점)에 이어 8회말 1사 3루 위기서 구원 등판했던 임창용은 8회말 위기는 잘 넘기고 9회말 주자를 남겨두고 지크와 교체됐다. 그런데 지크가 끝내기 점수를 허용함으로써 임창용이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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