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란 원정 징크스는 또 깨지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밤(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974년 이후 테헤란 원정에서 32년 동안 7경기 무승(2무 5패)으로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 최근 네 경기 연속 이란에 0-1로 지며 철저한 열세에 놓였다.
한국은 4-1-4-1 포메이션으로 선발진을 구성했지만 공격보다는 안정지향적인 경기를 펼쳤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최전방에 세우고 2선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김보경(전북 현대)-기성용(스완지시티)-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을 배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한국영(알 가라파)이 서서 오재석(감바 오사카)-곽태휘(FC서울)-김기희(상하이 선화)-장현수(광저우 푸리)와 함께 수비에 집중했다.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출전했다.
흐름 파악에 주력한 양 팀은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수비를 견고하게 짜 이란에 두 차례 오프사이드 함정에 몰아넣었다. 10분, 16분 알리레자 자한바크시에게 두 차례 슈팅을 허용했지만 잘 막았다. 한국도 22분 한국영이 슈팅을 시도하며 감을 잡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25분 왼쪽 측면 수비가 뚫리며 실점했다. 오재석이 오버래핑을 나갔다가 복귀하지 못했고 이 공간을 이용해 라인 레자이안이 침투해 중앙으로 패스를 했다. 사르다르 아즈문이 곽태휘를 옆에 두고 왼발로 방향을 바꿔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픈 실점이었지만 한국은 천천히 패스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란의 중앙 수비가 촘촘해 볼 투입이 쉽지 않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회를 엿봤지만 득점하지 못하고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영이 빠지고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수원 삼성)이 투입됐다. 오재석이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고 장현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되며 변화를 줬지만 공격은 여전히 불통이었다. 오히려 18분 바히드 아미리에게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허용하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골키퍼 김승규가 겨우 걷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20분 이청용이 빠지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 현대)이 투입됐다. 김신욱은 이란 수비와 맞서면서 끊임없이 헤딩을 해 볼을 확보하려 애를 썼다. 2선 연계가 부족했다고 판단한 슈틸리케 감독은 30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넣어 한 방을 노렸다.
의도는 좋았지만 마음대로 된 것은 없었다. 오히려 이란의 수비만 돋보이게 만들어주며 한국은 변변한 슈팅도 못한 채 패배를 확인했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은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우즈벡은 후반 5분 마바트 비크마예프가 선제골을 넣었고 40분 오타벡 슈크로프의 추가골로 이겼다.
이로써 이란이 승점 10점으로 조 1위로 올라섰고 우즈벡(9점)이 2위가 됐다. 한국(7점)은 3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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