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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새벽까지 분석…'첫 PS' 유강남의 성장기


3차전 허프와 배터리 호흡 4-1 승리 이끌어…결승 투런포도 폭발

[정명의기자] "시간을 말하면 혼날 것 같은데… 3시에 잤습니다."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24)은 쉽게 잠을 잘 수 없었다. 어쩌면 올 시즌 마지막 가을야구가 될 수 있다는 절박함과 앞선 실수에 따른 중압감이 그를 새벽까지 깨어 있게 했다.

올 시즌 유강남은 LG 트윈스의 주전 포수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자신감을 상실했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결정적 주루사로 추격세에 찬물을 끼얹었던 것. 1차전에서 2-4로 패했던 LG는 다행히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그러나 유강남의 입지는 좁아들고 있었다.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이어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베테랑 포수 정상호가 선발 출전해 팀 승리를 이끈 것. 유강남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섰지만 팀은 또 패했다.

자신이 선발로 나설 때마다 팀이 패하고 있는 상황. 유강남에게는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열린 16일 잠실 3차전에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와 배터리를 이뤘다.

이날 유강남은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4회말에는 결승타가 된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고, 포수로서는 7회까지 안방을 지키며 허프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LG는 4-1로 승리, 2승1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다.

경기 후 유강남은 "첫 타석 득점권에서 어이없는 스윙으로 삼진을 당했다"며 "정성훈 선배님이 왜 초구를 놓쳤냐고 말씀을 해주셨다. 한가운데 실투성 슬라이더였다. 그 얘길 듣고 '후회없이 휘두르자'고 생각해 다음 타석에 홈런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유강남은 "솔직히 그동안 부담도 됐고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른 투수들도 보고 있었기 때문에 포수로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며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후회없이 하자, 나 자신과 허프를 믿고 승부하자고 생각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함께 이날 경기를 준비했던 심경을 털어놨다.

허프의 넥센전 투구 영상 등 이날 경기 준비를 위해 쉽게 잠을 잘 수 없었던 유강남이다. 그는 "분석을 하느라 잠을 못잤다. 3시에 잠이 들었다"며 "아침에 일어났는데 개운한 맛이 없었다. 그래도 경기는 해야 하니까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이날 유강남은 공수 활약으로 경기 MVP를 수상했다.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큰 경기에서 받은 MVP다. 유강남은 "큰 경기에서는 이런 상을 처음 받아본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야구를 못했고, 프로 들어와서는 포스트시즌 자체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에는 운동화로 갈아신지도 못하고 스파이크를 신은 채로 인터뷰실에 입장하는 초보스러움(?)도 선보였다.

유강남이 지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그의 성실성 때문. 처음 치르는 포스트시즌에서 큰 실수를 범한 뒤 의기소침해 있기도 했지만, 유강남은 평소보다 더 성실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그 결과는 팀 승리와 함께 MVP 수상. 그렇게 유강남은 LG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포수로 조금 씩 성장해 가고 있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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