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의욕도 넘쳤고 열심히 뛰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경기에 아쉬움이 컸던 손흥민(24, 토트넘 홋스퍼)이다.
손흥민은 19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레버쿠젠(독일)과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3차전에 선발로 나서 90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경기는 0-0으로 비겼다.
'손흥민 더비'라고 할 정도로 후끈한 경기였다.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 손흥민이 토트넘 선수 대표로 등장한 것부터 의미심장했다. 손흥민은 2013~2015년 레버쿠젠에서 뛰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린 바 있다. 레버쿠젠이 자신의 성장 무대가 됐던 친정팀인 것이다.
레버쿠젠에서 뛰며 챔피언스리그 16강도 경험해봤다. 손흥민은 2014~2015 시즌 조별리그 통과를 이끄는 골을 터뜨렸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16강전에서 패하며 앞으로 더 나가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레버쿠젠전을 앞두고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TV를 통해 "승점 3점을 꼭 얻고 돌아가겠다"라며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경기 시작 전 슈테판 키슬링, 하칸 찰하노을루, 라스 벤더, 외메르 토프락 등 옛 동료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누는 등 따뜻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의 이적 과정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망감을 강하게 표현했던 찰하노을루와의 악수는 더욱 극적이었다. 구단 수뇌부의 허락으로 선수단 모르게 토트넘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갔던 손흥민을 두고 찰하노을루는 불편한 감정을 표현했다. 이후 오해가 풀리면서 둘 사이의 친분 관계는 회복됐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구단 스태프에게도 반가움을 표현하며 친정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최전방이나 오른쪽 측면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뛸 수 있는 위치마다 발자국을 찍었다. 그러나 레버쿠젠 팬들은 팀을 떠난 손흥민을 그냥 두지 않았다. 볼을 잡으면 야유를 쏟아냈다.
전반 40분 손흥민이 코너킥의 키커로 나서자 그라운드로 이물질이 날아들었다. 이적 당시 매끄럽지 못하게 떠난 것에 대한 레버쿠젠 팬의 아쉬움을 담은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손흥민은 부심을 향해 두 손을 들며 항의 제스처를 취하는 등 프로답게 대처했다.
거의 풀타임을 뛴 손흥민이었지만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동료들을 돕는데 열을 올렸으나 레버쿠젠의 강한 압박에 재능을 다 발휘하기는 어려웠다. 손흥민이 후반 45분 조시 오노마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나는 순간에도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 뒤 손흥민은 UEFA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게는 특별했던 경기였지만 승점 3점을 얻지 못해 속상하다"라며 끝까지 승리욕을 표현했다. 손흥민의 1년 2개월 만의 친정 나들이는 그렇게 끝났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