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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안녕 DTD~' LG, 많은 것 얻고 퇴장하다


성공적 세대교체에 가을야구까지 경험, 반전 드라마의 귀재로 떠올라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다사다난했던 2016시즌이 막을 내렸다. 물론 아쉬움은 남지만 얻을 것은 다 얻고 퇴장하는 LG 트윈스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8로 패했다. 1승 3패로 탈락. 플레이오프 결과만 놓고 보면 다소 허무하지만 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예상 밖의 선전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LG를 5강 후보로 꼽은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하위권 전망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9위에 그쳤던 팀 전력에 큰 보강이 없었기 때문.

5월까지는 5할 승률과 5위권에 발을 걸치며 선전했다. 그러나 6월부터 급격한 내리막이 시작돼 8위까지 추락했다. 오랜 세월 LG를 조롱하던 말인 DTD(Down Team is Down, 떨어질 팀은 떨어진다)가 재현되는 분위기였다.

양상문 감독도 굴욕을 맛봤다. 홈 경기에서 이기고 있는 가운데 외야 관중석에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린 것. 주장 류제국이 나서서 "우린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다"고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지만 그런 류제국을 향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팬들이 있었다.

LG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7월 말, 4연승을 달리면서부터였다. 7월31일 마산 NC전에서 8-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10 충격의 역전패, 연승이 끊어졌지만 8월초부터 다시 거짓말같은 9연승을 질주했다.

9연승을 계기로 중위권에 복귀한 LG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4연승을 질주하며 4위 자리를 굳혔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KIA의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결국은 4위를 차지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KIA와 맞붙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쉽지 않았다. 1차전에서 에이스 허프를 내세우고도 오지환의 실책으로 2-4로 패한 것. 그러나 2차전에서 류제국의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앞세워 1-0으로 승리,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치른 준플레이오프에서도 LG의 기세는 식을 줄 몰랐다. 적지 고척돔에서 1승 씩을 주고받은 뒤 안방 잠실로 돌아와 2연승, 총 3승1패의 전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것. 2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에게 1승3패로 무릎을 꿇었던 빚을 깨끗이 갚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반대로 NC에게 설욕을 당했다. NC는 2014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 3승1패로 꺾었던 상대. 그러나 올 시즌 NC는 '괜히 정규시즌 2위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듯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하며 LG의 기세를 3승1패로 잠재웠다.

2002년 이후 14년만의 한국시리즈 도전을 꿈꾸던 LG의 도전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과의 덕아웃시리즈가 성사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LG에게 올 시즌은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많은 시즌이었다.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함께 가을야구에도 참가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닌다. 올 시즌 LG는 이진영이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했고,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9번 이병규가 2군에만 머물렀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양상문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었다.

7월 중순까지 성적이 좋지 않을 땐 LG의 세대교체도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보다 베테랑들이 배척당하는 것에 외부의 시선이 모아졌다. 그러나 성적이 나면서 양상문 감독의 리빌딩도 힘을 받기 시작했다. 젊은 선수들이 가을야구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것은 올 시즌 LG의 빼놓을 수 없는 수확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제 LG는 DTD라는 수식어와도 어울리지 않는 팀이 됐다. 오히려 극적인 반전 드라마의 귀재로 떠올랐다. 꼴찌에서 4위까지 올라서며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2014년에 이어 올 시즌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최근 4년 간 LG는 총 3차례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체질 자체가 강한 팀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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