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NC 다이노스 조영훈은 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 팀내 역할은 정해져 있다.
에릭 테임즈의 뒤를 받치는 백업 1루수 또는 좌타 대타 자원이다. 그런 조영훈이 NC의 올 시즌 첫 '가을야구' 무대에 선발 출전했다. 지난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사정은 있었다. 테임즈가 정규시즌 후반 음주운전 적발로 인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영훈은 테임즈가 빠진 자리를 메우며 선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테임즈의 징계가 풀린 2차전부터 조영훈은 그라운드가 아닌 익숙한 덕아웃으로 다시 돌아갔다. NC는 1차전에서 9회말 용덕한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LG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으나 조영훈의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준비를 많이 하고 들어간 1차전이었다"며 "그런데 내가 잘못 대비를 했다"고 말했다. LG는 1차전 선발투수로 강속구가 주무기인 헨리 소사를 내세웠다.
1루수 겸 6번타자로 선발출전한 조영훈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는 "소사가 던지는 빠른 공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소사가 나와 승부에서는 속구 대신 변화구를 계속 던지더라"고 했다.
150km대 속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 120~130km대 변화구가 연달아 들어오다보니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타격 밸런스도 흐트러졌고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조영훈은 "내가 완전 당한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소사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타격감은 회복되지 않았다. 두 타석에서 연달아 삼진을 당한 부분이 그렇다.
그는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정말 한국시리즈에 동료들과 꼭 뛰고 싶다"고 했다. NC는 3차전을 LG에게 내줬지만 25일 열린 4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조영훈에게도 오랜만에 찾아온 한국시리즈 무대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 시절 3차례(2006, 2010, 2011년) 한국시리즈에 참가했다. 주력 멤버는 아니었지만 2006년과 2011년에는 챔피언 반지도 손에 끼었다. 하지만 2012시즌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이후 한국시리즈와는 멀어졌다.
NC의 한국시리즈 진출로 조영훈은 5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의 '마지막 승부'에 나선다. 엔트리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조영훈이 계속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높다.
그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기회가 온다면 꼭 제몫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시리즈를 포함한 포스트시즌에는 주전 멤버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예상치 않은 선수가 튀는 활약을 해주는 것이 승리에 큰 도움이 되곤 한다. NC만 해도 플레이오프 1차전 끝내기타를 친 용덕한을 비롯해 4차전 쐐기 투런포의 주인공 김성욱 등이 대표적이다.
조영훈은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이 타율 2할(15타수 3안타)에 머물고 있지만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 두산 투수들이 만만하게 볼 타자는 아니다. 한편 그는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비교적 성적이 좋았다. 11경기에 나와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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