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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등번호 '12' 이야기…임창용의 초심과 명예회복


좋아하는 등번호는 37번, 일본서 재기했을 때 달았던 12번 KIA서 선택

[정명의기자] 우여곡절 끝에 친정팀이자 고향팀 KIA 타이거즈에 입단하게 된 임창용(40)의 등에는 '12번'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초심과 명예회복을 떠올리며 임창용이 선택한 번호다.

임창용은 지난 1995년 KIA의 전신인 해태의 고졸 우선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2년차 시즌이던 1996년부터 1군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1998년까지 리그 최상급 구원 투수로 활약했다.

임창용이 데뷔 시절부터 해태에서 달았던 등번호는 37번이었다. 37번은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된 후에도 함께했다. 삼성 입단 1~2년차 시즌인 1999년과 2000년에는 39번을 달았다. 선배 신동주가 이미 37번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신동주가 KIA로 이적한 2001년부터 임창용은 다시 37번을 등에 새겼다.

37번을 자의로 포기한 것은 2006년이 처음이었다. 당시 임창용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새로운 출발을 위해 35번을 선택했다. 35번은 2007년까지 삼성에서 임창용과 함께했다.

수술 후 예전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임창용은 2008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선언한 것. 야쿠르트에 입단한 임창용은 예상을 깨고 입단 첫 해부터 팀의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야쿠르트에서 2008년부터 달기 시작한 번호가 바로 12번이다.

등번호 12번과 함께 임창용은 일본에서 승승장구했다. 2008년 33세이브를 시작으로 2011년 32세이브까지 4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4년 간 총 128세이브. 2012년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기 전까지 임창용은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소방수였다.

두 번째 수술 후 임창용은 다시 새로운 무대를 노크했다. 이번에는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있는 곳, 미국 메이저리그였다.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임창용은 여전히 12번을 등에 달고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임창용이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성적은 6경기 등판, 5이닝 3실점(평균자책점 5.40).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기록이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커다란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2014년 삼성으로 돌아오면서 임창용은 다시 등번호 37번을 선택했다. KBO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며 함께했던 번호를 되찾은 것. '37번 임창용'은 국내 복귀 후 건재를 과시하며 2014년 31세이브로 구원 2위, 2015년 33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다. 2014년에는 통합우승, 2015년에는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팀의 성적도 함께 했다.

그러나 임창용은 2015년 야구인생에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해외 원정도박 사실이 알려지며 삼성에서 방출된 것. 결국 임창용을 품은 것은 친정팀 KIA였다. KIA는 은퇴 기로에 서 있던 임창용과 연봉 3억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고, 임창용은 속죄의 뜻을 담아 연봉 3억원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반성과 재기의 기회를 얻은 임창용은 다시 등번호 12번을 유니폼에 새겨넣었다. 복귀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임창용은 "원래 가장 좋아하는 번호는 37번"이라며 "하지만 일본에서 재기에 성공했을 때 달았던 번호가 12번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성공하고 싶기 때문에 12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보낼 때마다 임창용은 12번과 함께 다시 일어났다. 올 시즌 임창용의 성적은 34경기 등판 3승 3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4.37. 블론세이브도 6개나 있었고, 전체적으로 임창용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KIA 소속으로 19년만의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따냈지만, 임창용에게 올 시즌은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올 시즌은 징계로 후반기부터 뛰었지만 내년 시즌은 시작부터 팀과 함께 할 수 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시속 150㎞의 뱀직구를 뿌리는 임창용. 재기를 꿈꾸던 초심을 떠올리며 등에 새긴 12번과 함께 확실한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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