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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이선희부터 이문세까지…'판듀' 비하인드스토리


완성도 있는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노력들

[정병근기자] '판타스틱 듀오'에는 방송에서 보기 힘든 대형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누구보다 음악에 깐깐한 이들이 괜히 '판타스틱 듀오'를 선택한 게 아니다.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그들도 느껴서다. 그 중심에 완성도 높은 음악과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이 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영욱PD는 "시청률보다 적어도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창피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사실 '판타스틱 듀오'는 김영욱 PD가 자신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김 PD는 출연하는 가수들 못지 않게 음악에 푹 빠져 있는 인물이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시작해서 음대 진학을 준비했던 그는 음악 저서 '피아노홀릭'을 썼고, 동일 이름의 팟캐스트를 운영했다.

그런 그가 연출하는 음악 소재 프로그램이 허투루 만들어질리 없다.

김 PD는 곡 편곡과 무대 구성에 있어서 직접 밑그림을 그린 뒤 권태은 음악감독의 상의를 하고, 가수들과 방향에 대해서 논의를 한다. 때론 가수들과 편곡 작업까지 같이 할 정도로 음악 내공이 깊다. 또 현장의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상상 이상이다.

(''판듀' 김영욱PD "'김나박' 3대 보컬 특집 어때요?"'에 이어)

Q. 판듀 선정부터 듀엣 무대 준비까지 정말 품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판듀 3명 후보 중 1명 선정이 끝난 뒤 쉬는 시간이 길다. 또 가수가 편곡된 버전을 녹음해 놓으면 미리 연습해서 오기 때문에 호흡을 맞추는데 큰 문제가 없다. 오전 10시쯤 드라이 리허설이 시작되고 1시에 끝나면 30분 정도 밥을 먹고 5시까지 카메라 리허설이 있다. 그러면 새벽 2시까지 녹화가 이어진다. 판듀 호흡은 저녁을 빨리 먹고 남는 시간에 맞춰 본다.

Q. 최종 무대 편곡이 기가 막힌 게 많다. 가수들이 직접 하는 건가

편곡은 대부분 저와 권태은 음악감독이 하고 가수들과 조율을 한다. 밑그림은 제가 그리지만 편집도 해야 하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권태은 음악감독과 상의를 많이 한다. 가수가 직접 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방송이 거듭되니까 대부분의 분들이 우리의 음악 색깔을 알고 맡겨주신다.

Q. 직접 편곡을 한다고? 음악 내공이 상당한 모양이다

음악을 많이 좋아한다. 편곡을 한 곡도 몇 곡 있다. 음대를 가고 싶었지만 못 갔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음대를 준비했는데, 집안에 아들 하나인테 미쳤냐 뭐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서 '판타스틱듀오'는 저에겐 굉장히 의미 있고 그래서 더 힘든 프로그램이다.

Q. 특히 어떤 가수와의 작업이 기억에 남나

건모 형은 작업실에서 같이 작업을 했다. 술을 좋아하시니까 같이 소주를 마시면서 정말 쥐어짰다. 같이 피아노 앞에 앉아서 아이디어를 짰다. 너무 똑같이 하면 지겨우니까 다른 방법을 찾자고 했었다. 소통이 정말 잘됐고 재미있었다.

Q. '판타스틱듀오'를 통해 못 이룬 꿈을 간접적으로 실현하는 건가

다른 프로그램을 할 때보다는 몸이 힘들어도 신나게 하는 동기부여는 된다. 꿈 실현이라고 하기엔.. 팟캐스트 '피아노홀릭'을 운영했고, '피아노홀릭'이란 책을 썼는데 그게 꿈을 실현한 거다. 진짜 하고 싶은 건 팟캐스트다. '피아노홀릭'이 20위 안에도 들었었고 방송에도 나갔었다. '판타스틱듀오' 전에 편성기획팀에 있을 때 한 건데 지금은 전혀 못 하고 있다.

Q. 직접 음악을 했었기 때문에 사소한 것까지 더 공을 들이게 되나 보다

작년 11월에 기획안을 내고 지금 이 순간까지 빨간날 포함해 하루도 못 쉬었다. 편성도 힘들었고 '복면가왕'이랑 붙어야 했고 SBS 내부에서는 음악 예능이 동시 스타트했다. 초반에는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힘들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구시렁거리지 말자 그런 생각이었다. 그리고 시청률이 얼마건 그냥 딱 하나 '방송 내고 창피하면 안 된다' 였다. 내가 가장 퀄리티를 낼 수 있는 장르기 때문에 창피하지 말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

Q. 출연 가수 라인업이 역대급이다. 섭외도 힘들었을 것 같다

섭외 비결은 열심히와 인내심이다. 그런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프로그램 포맷이 가수가 자기 노래를 하고, 경연의 툴이지만 결과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가수가 자신의 음악을 평생 즐겨 듣던 팬과 만나는 뮤직 쇼다. 영상을 보면 가수들 표정이 살아있다. 그게 입소문이 났다. 이선희 씨는 파일럿을 보고 연락을 주셨고 당장 뛰어가서 성사시켰다. 이선희라는 큰 가수가 문을 열어주셨다. 다음부터는 '이선희가 출연했는데 뭔가 있지 않을까?' 그런 게 있지 않았나 싶다. 또 '판타스틱 듀오'가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고 소문이 났다.(웃음)

Q. 얼마나 음악에 공을 들이고 있나

어떤 가수 분은 오래되고 전통 있는 음악프로그램에도 음향이 별로라 안나간다고 하더라. 그런데 "'판타스틱 듀오' 얘기를 들어 보니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쓴다며? 한 번 해보자"고 하더라. 제가 편곡 방향을 잡을 때 계속 카톡을 보내면서 귀찮게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더 안심을 하시고 나가면 후회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또 믹싱도 원래 제가 하는데 윤도현 씨 같은 경우는 사운드 특성상 직접 하겠다고 하셔서 그러시라고 했다. 그렇게 모든 부분에서 주고받으면서 작업을 한다. 가수 분들과의 소통과 조율이 힘들지만 재미있다.

Q. 사실 관객 반응을 보면 현장의 감동이 안방까지 잘 전달되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손해를 보기도 득을 보기도 한다. 최근에 전인권 씨는 손해인 쪽이다. 그때 서장훈 씨도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생 소리가 들리는데 그게 크니까 놀랐던 거다. 현장 음악 발란스에서 그 느낌을 살리려고 그 분 목소리만 올리면 방송에서 발란스가 안 맞아서 어려워진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대로 전달이 되니까 그렇게 패널과 관객 분들이 난리가 났던 거다. 이선희 '아름다운 강산'과 전인권 '그것만이 내 세상' 딱 두 번 있었다. 녹화 끝나고 이명이 들려서 산재 신청을 한다는 분이 있었을 정도다.(웃음)

Q. 방송을 위해 어떤 부분을 포기하고 발란스를 맞춰야 하는 것도 고충이겠다

그런 경우가 많다. 둘이 노래를 하는데 한 사람이 성량이 크고 다른 사람은 디테일에 강하다면 그걸 적절하게 섞이면서 들리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방송은 현장과 좀 달라질 수 있다.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한다.

Q. 더 신경을 써서 들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노래가 시작되면 볼륨을 살짝 더 올려주셨으면 좋겠다. 다른 음악방송과 달리 더 신경을 쓰는 건 1:3으로 노래를 부를 때 서있는 위치에 따라 소리가 나오는 위치가 달라진다. 그 세 명의 소리를 11시, 12시, 1시 방향으로 했다. 사실 소리에 민감하지 않으면 잘 모르는 부분이다. 그래도 그런 노력을 해서 현장감을 더 살리려고 하는 게 있다. 또 믹싱을 하느라 매주 밤을 샌다.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기타 드럼 목소리 등 멀티로 다 따로 믹싱한다. 음악에 대해서 제작진이, 가수가, 일반인들이 모두 최선을 다하는 음악 쇼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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