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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MVP 정조국 "아내에게 감사, 아들에겐 떳떳한 아빠"


20골로 득점왕-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서 선정돼 '3관왕'

[이성필기자]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패트리어트' 정조국(광주FC)의 최우수선수(MVP)상 수상이다.

정조국은 8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6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역대 네 번째 비우승팀 소속 선수의 MVP 수상이다.

올해 정조국은 회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FC서울에서 광주FC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뒤 20골을 터뜨리며 생애 첫 득점왕에 올랐다. 2003년 안양 LG에서 데뷔해 그 해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 무대 신고식을 했지만 이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활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고민을 하던 정조국은 올해 시민구단 광주로 이적했다. 남기일 광주 감독이 정조국에 대해 "득점왕이 가능하다"라고 예상했지만 그 말을 100%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부터 골맛을 보며 부활을 알린 정조국은 총 20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다. 소속팀 광주도 스플릿을 앞두고 그룹A(1~6위) 진입 경쟁을 하는 등 선전하며 치열하게 싸웠다. 광주의 최종 순위는 8위였지만 2시즌 연속 클래식에 생존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성과였다.

정조국은 MVP 기자단 투표에서 109표 중 46표를 얻었다. 우승팀의 오스마르(FC서울, 39표), 준우승팀의 레오나르도(전북 현대, 24표)와 비교하면 팀 성적은 밀리지만 개인적으로 보여준 능력이 워낙 빼어났다. 특히 정조국은 부활 스토리가 극적이었다. 득점왕과 베스트11 공격수 부문까지 거머쥔 정조국은 3관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1983년 시상식 시작 후 안정환(1999년, 당시 부산 대우), 김은중(2010년, 당시 FC서울), 김신욱(2013년, 당시 전북 현대)에 이어 네 번째 비우승팀 MVP로 기록됐다.

정조국은 아내인 배우 김성은 씨가 시상자로 나선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불려 아내로부터 트로피를 전달 받았다. 김 씨는 "신랑이 만약 MVP를 타면 기쁠 것 같다. 같이 온 아들이 기대하고 있다. 기뻐할 것 같다"라며 MVP 수상 가능성을 기대했다.

베스트11 상을 탄 뒤 "내 아내가 항상 옆에서 가끔 눈치도 많이 보고 많은 도움을 주고 힘을 줬던 게 사실이다.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내 원동력인 (아들) 정태하를 정말 사랑한다. 아까 아들이 귓속말로' 아빠 못탈 것 같다'고 했는데 상 탔다"라며 가족의 사랑을 자랑했다.

이후 MVP 발표에서도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깜짝 놀란 정조국은 무대에 올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히면서 "수상 소감도 아까 준비한 것이 끝인데… K리그 진짜 사랑입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조광래 감독님이 저의 축구 아버지입니다. 감사드립니다"라며 은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K리그에 대한 사랑을 부탁한 정조국은 "매일 기러기 아빠를 하는 바람에 아내가 나보다 더 힘들었다. 평생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축구 선수 정조국 선수를 사랑하는 정태하 어린이에게 떳떳한 아빠가 됐다"라고 다시 한 번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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