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7년간 활동했고 처음 3년은 화려했다. 그런데 그보다 긴 4년 넘는 시간이 가시밭길이었다. 멤버들은 "애증의 티아라"라고 했다. 힘들고 버리고 싶지만 가장 소중하고 전부인 존재다. 그래서 더 끈끈하게 뭉쳤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자신들과 똑같이 힘들었을 팬들이다. 티아라 멤버들이 지금 가장 바라는 건 하나다. 언젠간 팬들이 티아라 팬이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 티아라는 그 순간을 위해 오늘도 무대에 선다.
티아라는 9일 0시 12번째 미니앨범 '리멤버(Remember)'를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한 '소 굿(So Good)' 이후 1년 3개월 만의 앨범이다. 그간 해외 활동에 집중했던 티아라는 오직 오래 기다렸을 팬들만을 생각하며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
타이틀곡은 '티아모(TIAMO)'. 티아라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서정적인 미디엄 템포의 사랑 노래다. 스페인어로 '너를 사랑해'라는 의미의 이 곡은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노래이기도 하다. 콘셉트는 걸그룹 누구나 통과의례처럼 거쳐가는 '러블리'지만, 매번 새롭고 독특한 콘셉트로 도전을 해왔던 티아라이기에 의외의 선택이다. 티아라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간소화하고 진심을 전하는 것에 집중했다.
"1년 3개월이나 지났다는 걸 실감을 못 하다가 앨범을 준비하면서 느꼈어요. 그동안 한국 팬 분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지만 기회가 닿는대로 찾아가고 싶었어요.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멤버들 모두 팬을 생각했어요. 그간 팬 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었고, 이번 활동은 팬 분들과 소통하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갖자고 생각했어요. 다른 가수 분들과의 경쟁보다는 활동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티아모'는 극적인 구성도 없고, 퍼포먼스도 거의 없다. 무대 의상도 평범하다.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포인트가 없는 것. 티아라는 "잘 되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면 이 곡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매번 뚜렷한 콘셉트를 잡고 했었는데 이번엔 그런 게 없어요. 사실 처음엔 준비를 하면서 심심하기도 하고, 뭔가 요란하게 해야 할 것 같고, 이렇게 담백하게 해도 되나 싶고 그랬어요.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에겐 이게 큰 변신이에요. 좋은 것도 있어요. 그동안 고양이부터 로봇, 인디언 등 독특한 의상들을 많이 입었는데 평범한 여자 옷을 입게 됐고, 분장이 아닌 메이크업을 하게 됐으니까요. 정상적이라서 좋아요(웃음)"
티아라 멤버들이 이번 활동에서 바라는 건 좋은 성적이 아니다. 팬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는 일이다.
"팬 여러분과 끈끈해지고 싶어요. 해외 활동을 하는 동안 마음을 전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팬 분들만 생각하면서 만든 앨범이고 활동도 팬만 생각하면서 할 거예요. 저희가 좀 특수한 경우잖아요. 우리가 힘들었던 것처럼 팬들도 똑같이 힘들었을 거예요. 우리야 우리 일이니까 견디고 받아들이는 거지만 팬 분들은 그럴 의무가 없는 건데 기다려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거잖아요. 절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죠."
데뷔 후 3년여 동안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4년 넘는 시간 동안 마음고생을 한 티아라는 더 성숙해져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팀들이 '7년차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갈라서는 걸 보며 멤버들끼리 더 끈끈해지기도 했다.
"아픈 건 여전히 똑같지만 주어진 기회에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죠. 우리끼리 종종 '애증의 티아라'라는 말을 해요. 때론 너무 밉고 싫고 힘들고 버리고 싶지만 그런 만큼 소중하고 우리에겐 전부거든요. 그래서 더 끝까지 티아라이고 싶어요. 또 '나 티아라 팬이야'라고 당당하게 얘기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는 얘기에 마음 아팠어요. 우리 팬이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사랑에 보답하는 길인 것 같아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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