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쇼핑왕 루이'는 서인국과 남지현이 만든 기적의 로맨스였다. '최약체'라는 평가를 딛고 역주행으로 수목극 1위를 만들어냈다. 강력한 '흥행 무기' 대신 오롯이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만으로 일궈낸 반전이었다.
10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는 방영 전후 반응이 180도 다른 드라마였다. 다소 심심해보이는 재료로 따뜻한 힐링 드라마를 만들었다.
'쇼핑왕 루이'는 복잡한 소비의 도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속 기억상실남 '쇼핑왕 루이'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의 파란만장한 로맨틱 코미디. 고복실이 가출한 남동생을 찾아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어느 날, 기억을 잃고 노숙자로 지내고 있는 루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SBS '질투의 화신'과 김하늘 이상윤 주연의 KBS2 '공항 가는길'과 맞붙었다. 두껑을 열기 전 출연자들의 존재감과 전작들의 흥행 여부를 따졌을 때 다소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인국은 전작 '38사기동대'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인공은 처음이었고, 아역 출신 남지현은 이번이 첫 주연작이었기 때문에 기대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방송이 시작되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서인국과 남지현의 청정 로맨스에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만화 같은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은 '쇼핑왕 루이'의 역주행을 이끈 힘이었다. 뻔하고 진부한 삼각라인도, 짜증을 유발하는 민폐 주인공 혹은 악역들도 없었다. '병맛' 코드를 가미한 위트 넘치는 로맨스로 웃음을 자아냈고, '계산적이지 않은' 청정 로맨스로 따뜻함을 안겼다. 만화 같은 표현력을 더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정서로 시청자들의 끌어당겼다. '밀당' 따윈 넣어둔 서인국과 남지현의 알콩달콩 직진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캐릭터의 힘도 컸다. 교통사고 후 기억상실에 걸린 남자 주인공. 어찌보면 흔한 상황 설정이었지만 캐릭터의 결은 180도 달랐다. 쇼핑이 취미인 럭셔리 도련님에서 하루아침에 꽃거지가 된 루이는 세상 물정 모르는 남자. 행동 하나하나가 웃음을 자아내는 사랑스러운 남주였다. 무엇보다 복실부터 챙기고 복실만 바라보는 루이의 모습에 서인국의 로맨틱한 눈빛과 디테일한 감정선이 더해지며 여심을 제대로 더했다. '로코 장인' 서인국은 드라마 인기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다.
남지현 역시 러블리한 여주인공이었다. 강원도 소녀 고복실이란 맞춤 옷을 입고,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씩씩한 '청정 소녀'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남지현의 밝은 이미지와 긍정적 매력이 더해져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인 것. 남지현은 '아역 이미지'를 단숨에 극복하고 서인국과 달달한 케미를 보이면서 당당한 로코 여주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두 남녀 주인공 외에도 버릴 캐릭터 하나 없었다. 윤상현은 까칠하면서도 따뜻한 키다리 아저씨 차중원 역으로, 임세미는 마냥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악역 백마리 역으로 극에 활기를 더했다. 임세미와 '방귀 커플'로 웃음을 자아낸 오대환, 화끈한 집사 커플 김선영과 엄효섭 등도 막강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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