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괜찮습니다. 이 정도 쯤이야 참고 뛸 수 있습니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에서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전광인은 지난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원정경기에서 해결사 노릇을 했다.
그는 외국인선수 바로티(헝가리)보다 많은 점수를 뽑아냈다. 15점을 올리며 팀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바로티는 그의 뒤를 이어 13점을 기록했다.
전광인이 뽑아낸 득점은 순도가 높았다. 상대가 추격을 시작하는 타이밍을 적절하게 끊는 득점이 많았다. 그런데 전광인은 2세트부터 다리를 조금씩 절었다. 그는 OK저축은행과 경기를 앞두고 전날 팀 수비 연습을 하던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렀다.
◆부상 투혼, 팀 승리를 부르다
발목에 테이핑을 했지만 조금은 불편했다. 하지만 전광인은 경기내내 계속 뛰었다. OK저축은행과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부상을 핑계삼아 빠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는 "그래도 최근에는 정말 컨디션이 좋다"며 "OK저축은행과 1라운드 맞대결(지난 5일) 결과에 선수들 모두 충격이 컸다. 절대로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덜미를 잡혀버렸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2-3으로 내줬다.
전광인은 "OK저축은행이 현 상황에서 팀 전력이 100%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팀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점을 쌓아놔야 정규시즌 후반이 편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5일 만에 다시 만난 OK저축은행. 전광인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로 코트에서 더 많이 뛰었다. 그는 "선수들끼리 1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OK저축은행전과 관련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반성도 많이 했다"고 웃었다.
전광인과 이야기를 나눈 선수 중에는 올 시즌 전광인과 함께 한국전력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바로티도 있었다. 전광인은 "나 뿐만 아니라 세터인 강민웅 선배부터 모든 선수가 바로티와 평소에도 많이 얘기하려고 한다"며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까 이런 부분을 줄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2016 청주·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팀 전력이 지난 시즌과 견줘 더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정규시즌 뚜껑을 열자 기복이 있었다. 3승 3패,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전광인은 "다른 팀 경기를 보다보니 우리 팀만 (기복이)심한 게 아니더라"며 "우리 선수들이 오히려 이런 부분을 더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본다. 젊은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한 번 분위기를 타면 괜찮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약점 보강, '감 잡고 있어요'
전광인에게 올 시즌은 희망차다. 아프지 않아서다, 부상으로 재활에 투자한 시간이 적었다. V리그 데뷔 이후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전광인의 플레이에서는 특히 고무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서브다. 대표적인 약점으로 꼽히던 서브가 잘 들어가고 있다.
우선 서브 범실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는 10일 치른 OK저축은행전을 포함해 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7경기에서 105차례 서브를 시도해 24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V리그 남자부에서 서브 100개 이상을 시도한 선수 중에서 최홍석(우리카드, 101차례 시도 16범실)에 이어 두 번째로 범실이 적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 7경기에서는 78차례 서브를 시도해 17범실을 기록했다. 두 시즌에 걸쳐 초반 7경기 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경기당 평균 서브 범실 숫자는 4.58개에서 4.37개로 줄어들었다.
전광인은 "서브 토스를 할 때 공을 올리는 위치에 변화를 준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서브 토스를 왼쪽 어깨쪽으로 올렸는데 올 시즌에는 서브를 때리는 오른손쪽에 맞춰 토스를 올린다. 그는 "의식적으로 오른쪽 어깨 부근으로 공을 올린다"고 말했다.
전광인은 "자랑은 아니지만 요새 정말 (서브가) 잘 들어가는 것 같다. 감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전광인은 올 시즌 서브에이스 8개를 기록하고 있다. 팀내에서 가장 많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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