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누구 말이 맞나.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두산 베어스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두산 왼손 투수 진야곱의 불법스포츠도박 관련 통보 여부를 놓고 서로 말이 엇갈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일 두산의 갑작스런 사과문에서 시작됐다. 두산은 "우리 선수가 최근 경찰의 승부조작 수사 결과에 연루됐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구단은 선수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그는 진야곱으로 불법스포츠도박에 600만원을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시기다. 두산 측에 따르면 진야곱은 지난 8월 KBO의 자진 신고 및 제보 기간에 두산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지고 도박 사실을 털어놓았다. 두산은 "곧바로 관련 내용을 KBO에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KBO 측은 두산으로부터 이와 관련해 어떤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
KBO는 실제로 부정 행위 자진신고 기한이 끝난 8월12일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신고한 선수는 유창식(KIA) 뿐이다"고 밝혔다. 두산 측으로부터 진야곱의 '베팅' 사실을 전해들었다면 이날 공식 보도자료에 유창식의 이름만 표기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진야곱은 신고 이후에도 경기에 계속 나선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두산 측은 이에 대해 "승부조작에 직접 연루된 것이 아니어서 경기 출장 관련 부분을 가볍게 생각한 게 사실"이라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우리측 관계자가 KBO 측과 전화를 한 게 맞는데 그쪽에서 뭔가 착오가 생긴 것 같다"고 떠넘겼다.
반면 KBO 측은 "두산으로부터 진야곱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사실이 절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양측 가운데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KBO의 말이 맞다면 두산은 진야곱의 불법행위를 은폐하려다 뒤늦게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자 거짓 자료를 낸 것이고 두산이 맞다면 KBO는 부정 연루 선수 명단을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축소 발표한 것이 된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두산과 KBO 모두 알고 있다.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만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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