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옥중화'를 마친 진세연에게 다양한 평가가 쏟아졌다. 연기력 논란에 대한 따가운 혹평부터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했다는 칭찬도 동시에 들었다. 그만큼 '옥중화'는 진세연에게 주어졌던 도전이자 큰 숙제였다.
MBC 주말기획드라마 '옥중화'의 51부 긴 레이스를 마친 '옥녀' 진세연은 밝은 표정이었다. 진세연은 "드라마를 마치고 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막막함과 서운함, 아쉬움의 감정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 '더 열심히 해볼걸'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봄, 여름, 가을 세 계절을 '옥중화' 촬영장에서 보냈다. 베테랑 배우들도 힘들다는 사극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이끌고 나갈만큼 진세연의 비중은 컸다. 끝나고 휴식이 간절할 만도 하건만, 곧장 이어지는 인터뷰에 예능프로그램 출연까지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진세연은 "육체적으로는 기본 체력이 있어서 그런지 버티면서 했다. 초반에 일주일 밤샜던 것보다 9월 후반부 들어 이틀 새는 것이 더 힘들었다"라며 "이동 시간 말고 잠자는 시간도 없었다. 쉬는 시간 비타민 주사를 맞으며 견뎠다. 촬영장에서 선배 연기자들이 공진당도 챙겨줬다. 보살핌 덕에 잘 끝냈다"고 말했다.
진세연은 캐스팅부터 촬영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이병훈표 사극의 여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과 압박감이 이전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대장금' 이영애와 '동이' 한효주와 비교선상에도 놓였다. 영광이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병훈 감독의 사극이라 '옥중화'에 끌렸어요. 미팅 때 이병훈 감독님께서 '마지막 작품이 될 것 같다'고 하셨는데, 진짜 그렇다면 언제 또 작품을 해볼 수 있을까 싶어 더 하고 싶었어요. '대장금'과 '동이'를 잇는 여성의 성장 스토리에도 많이 끌렸죠. 우리나라에서 그런 드라마는 아직 많이 찾아볼 수 없으니깐요."
"드라마 시작하기 전 2개월 정도 연습을 따로 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정말 50부작 잘 해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첫방이 다가오니 그제서야 떨리더라구요. '내가 그 신을 어떻게 연기했지' 걱정도 되고, 그 때부터 부담감에 못 이겨서 울기도 했어요. 이병훈 감독님이 '(진)세연이 너는 지금 연습하는 것만큼만 해도 우려가 없어질 거다' 라고 응원을 해줬죠. 감독님 말씀 덕분에 초반에 많이 버틸 수 있었어요."
극중 진세연이 연기한 옥녀는 극 중 전옥서 다모서부터 시작해 체탐인, 소격서 도류, 외지부를 거쳐 마침내 옹주의 신분을 되찾는, 다사다난한 인물이었다. 그만큼 옥녀를 연기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다.
"옥녀는 어떤 일도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똘망똘망하고 총명한, 심지어 액션까지 잘하는 천재소녀로 설정돼 있어요. 어떻게 보면 쉬울 수 있는데, 나중에는 옥녀가 너무 강해보이기만 하더라고요. 정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었을 때 대본에 쓰인 것보다 감정을 더 드러내려고 했고, (윤)태원과 붙는 신은 더 여성스러워 보이려고 했죠."
옥녀 연기를 위해 캐릭터 연구도 하고 고민도 했지만, 날선 평가도 들었다. 발성과 톤, 표정 연기로 연기력 논란을 빚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연기자 입장에서는 연기력 논란 자체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시작하기 전부터 우려 섞인 기사가 많이 나왔고, 막상 시작하니 '괜찮다'는 기사도 나왔어요. 중간에 옥녀의 센 감정 등에서는 이병훈 감독님의 방식이 있었어요. 제 연기 경력이 부족해는디, 그게 잘 전달이 되지 않았을 때 그런 (연기력) 기사들이 나왔죠. 사실 상처를 안 받을 수는 없어요. 9번 칭찬을 듣고 1번 욕을 들으면 욕 들은 것만 기억에 남잖아요. 악플을 보면 제 마음 속에 담아두게 되더라구요. 결국 제가 그 분들 마음에 드는 수 밖에 없어요. 감독님께서는 '신경쓰지 말라'고 다독여주셨죠. 더 잘하려고 하는 순간 그게 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니까요."
때로는 희열을 느끼며, 때로는 속상함을 느끼며 '옥중화'를 촬영했다. 8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는 '컷'소리와 함께 진세연은 펑펑 눈물을 쏟았다. 복잡한 마음이 스쳐지나갔다.
"전옥서에서 마지막 촬영을 했는데 인터뷰 하다가 울고 분장실에서도, 종방연에서도 울었죠. 고생도 많이 했고, 그동안 쌓였던게 터졌던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어요. 그 때도 (이병훈)감독님은 '내가 이야기 했던 것을 100% 지켜줬고 아무탈 없이 마쳐줘서 고맙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이 작품이 정말 감독님의 마지막 작품이었다면 마지막 장식을 멋있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그럼에도 진세연은 '옥중화'를 자신의 연기 인생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옥녀는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애정이 많이 들었다"라며 "'옥중화'를 통해 저를 다르게 보신 분들도 많다. 반환점이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스물셋 진세연은 나이와 경력에 비해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다. 그는 "차기작에서는 10대와 2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평범한 대학생 역을 해보고 싶다. 달달한 로코도 좋다"고 웃었다. 일단 당분간은 가족들과의 여행으로 재충전을 하고 싶다는 그녀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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