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메시아(messiah, 구세주)'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없는 아르헨티나를 상상할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는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 11차전까지 부진의 늪에 빠졌다. 8차전에서 약체 베네수엘라와 2-2로 비기고 페루에도 같은 점수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심지어 10차전 파라과이 원정에서는 0-1로 졌다.
아르헨티나 침체의 절정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과의 원정 경기였다.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의 원맨쇼를 메시는 바라보기만 했고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던 메시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라며 스스로 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16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난적 콜롬비아와의 홈 경기 12차전에서 메시는 진가를 드러내며 아르헨티나에 3-0 승리를 안겼다.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메시가 이끌어낸 승리였다.
메시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다. 세트피스의 킥을 도맡는 등 승리를 향한 처절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반 10분에는 스스로 해결사가 돼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크 오른쪽 뒤에서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서 왼발로 감아차 콜롬비아 골망을 흔들었다.
메시의 왼발은 알고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방 능력이 좋은 콜롬비아의 다비드 오스피나(아스널) 골키퍼도 멍하니 바라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콜롬비아는 메시의 움직임에 현혹됐다. 메시는 이를 철저하게 이용했다. 측면에서 한 박자 빠른 가로지르기를 했다. 이 과정에서 23분 루카스 프라토(아틀레치쿠 미네이루)의 헤딩 추가골이 터졌다. 메시가 다소 먼 미드필드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했지만 정확하게 머리에 닿았다.
메시의 가로지르기는 위력적이었다. 26분에도 가브리엘 메르카도(세비야)의 머리에 정확히 패스를 연결했다. 뻔한 공식인데도 킥의 세기를 조절하는 메시의 능력에 콜롬비아 수비진은 속수무책이었다.
후반에도 메시는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능력을 과시했다. 38분 메시의 압박이 앙헬 디 마리아(파리 생제르맹)의 쐐기골을 만들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의 볼을 뺏은 뒤 순식간에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파고 들었다. 수비 두 명이 앞에 있었지만 적절한 패스 타이밍으로 수비수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메시의 힘 덕분에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 5위로 올라섰고 4경기 무승(2무 2패)도 끊어냈다. 많은 것을 아르헨티나에 선물한 메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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