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최철순 시프트는 절반 이상의 성공이었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상대팀 핵심 선수를 방어하는 전략 중 하나로 좌우 측면 수비가 가능한 최철순을 종종 수비형 미드필더로 옮겨 활용한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8강전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8강 1, 2차전에서는 최철순이 상대 주포 우사미 다카시를 조용하게 만들었다. 올해 FC서울과의 대결에서는 아드리아노를 막는데 있어 최철순이 일대일 방어를 펼쳤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알 아인(UAE)과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는 최철순이 상대 게임메이커인 공격형 미드필더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찰거머리처럼 붙어 다녔다.
오마르는 UAE가 자랑하는 천재 미드필더다. 최강희 감독은 "전성기 시절의 고종수를 보는 느낌이다. 왼발 킥력이 상당한 수준이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공간 이해 능력도 좋고 패싱 타이밍도 잘 알고 있어 경계 대상 1호였다.
올해 AFC 어워즈의 올해의 선수 후보에도 올라 있어 UAE에서는 알 아인의 우승을 이끌고 수상하기를 바라고 있다.
최철순은 오마르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오마르는 전반 내내 슈팅 기회 한 번 얻지 못했다. 프리킥의 키커로 나서는 외에는 딱히 할 일도 없었다. 오마르가 막히면서 알 아인의 공격도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고 공격진은 고립되기 다반사였다.
그러나 후반, 오마르는 전북이 좀 더 공세적으로 나서면서 기회를 얻었다. 8분 예리한 프리킥으로 권순태 골키퍼를 놀라게 하더니 18분 기어이 다닐로 아스피릴라의 선제골에 도움을 해냈다. 측면으로 볼을 끌고가 수비수를 한 쪽으로 몰리게 만든 뒤 가운데 편하게 공간을 확보하고 있던 아스피릴라에게 이어주는 패스는 날카로웠다. 최철순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협력 수비의 실패였다.
경기 시간이 지날수록 오마르의 킥력은 더 좋아졌다. 전북 수비가 위험한 장면을 두 번이나 내주는 등 오마르의 움직임은 뛰어났다. 그래도 최철순이 끝까지 붙어 다니며 볼 배급을 사력을 다해 막았다.
최철순의 오마르 방어가 있었기에 전북은 레오나르도의 두 골 활약을 더해 2-1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최철순은 팀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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