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늦깎이 신인상 후보 조우진이 올해 청룡의 최대 이변을 노린다. 영화 '내부자들'의 조상무 역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가 39세의 나이에 첫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오는 25일 열리는 제37회 청룡영화상 신인상 후보 목록에는 '동주'의 박정민, '그물'의 이원근, '날, 보러와요'의 이상윤 , '글로리데이'의 지수, '내부자들'의 조우진이 포함됐다. 드라마에서 오랜 경력을 쌓고 '날, 보러와요'를 통해 본격적인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던 이상윤을 제외하면 모두 '충무로 기대주'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만 20대의 배우들이다.
이들 중 가장 이목을 끄는 이름이 조우진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올해 39세의 나이, 영화에서 주로 조단역을 연기했던 그는 자신의 필모그라피에서 역대 가장 강렬한 캐릭터를 그려낸 영화 '내부자들'로 난생 처음 영화 시상식 후보에 올랐다.
청룡영화상은 그간 쟁쟁한 신인 영화 배우들에게 트로피를 선사해왔다. 지난 5년 간의 기록을 살펴보면 2011년엔 '파수꾼'의 이제훈이, 2012년엔 '건축학개론' 조정석이, 2013년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의 여진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014년에는 '해무'의 박유천, 2015년에는 '거인'의 최우식이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조정석을 제외하면 모두 수상 당시 10~20대의 나이였다.
기억해야 할 지점은 청룡영화상이 종종 예상을 빗나가면서도 설득력이 충분한 수상 결과를 내놨다는 사실이다. '한공주'의 천우희,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이 저예산영화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았던 것 역시 이런 경향으로 풀이됐다. 수상자 목록 보안에 철저한 청룡영화상의 특성 상, 행사가 열리고 수상자가 발표되기 직전까지 주인공을 예측하긴 어렵다. 조우진의 '이변 수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일이 과하지 않은 것도 이런 사실과 연관이 있다.
올해 청룡 신인남우상 후보에는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강력한 라이벌, '동주'의 박정민이 있다. 흥미롭게도 두 배우는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더 킹'에서 함께 연기를 펼쳤다. 강하늘과 투톱으로 주연을 맡아 가슴을 울리는 열연을 펼쳤던 박정민과 비교해 '내부자들' 속 조우진의 출연 분량은 훨씬 적다. 그럼에도 수상 가능성을 두고 우열을 가리는 일은 쉽지 않아보인다.
'내부자들'의 많은 관객들은 여전히 콘테이너 한 가운데서 동요 없이 안상구(이병헌 분)의 팔을 자르던 조상무의 대사를 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수트, 정갈해보이는 안경 뒤 서늘한 눈매를 기억한다. 오랜 무명 시절을 견디고 비로소 제 옷 같은 캐릭터를 입었던 그가 마흔을 앞두고 생애 첫 트로피를 안는 장면은 그래서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17년 연기 인생을 이어 온 늦깎이 신인 조우진이 기분 좋은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볼 만하다.
한편 조우진은 '내부자들' 이후 쉼 없는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호평 속에 종영했던 OCN 드라마 '38사기동대'는 물론, 그간 작업해 개봉을 앞둔 영화들도 쟁쟁하다.
김수현 주연작으로 화제가 된 '리얼', 임시완, 이동휘, 박병은과 함께 출연한 '원라인', 이성민과 조진웅이 주연을 맡은 '보안관', 정우성과 조인성이 출연하는 '더 킹'으로 관객을 만난다. 최근에는 장동건과 이종석이 캐스팅된 'V.I.P.',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 쟁쟁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남한산성' 출연 소식도 알렸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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