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역시 이승엽(40, 삼성 라이온즈) 뿐인가.
'100억원의 사나이' 최형우(33, KIA 타이거즈)의 이적은 삼성 라이온즈에 큰 숙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최형우가 도맡던 4번 중심타자 공백을 이번 겨울 안에 메워야 할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타선의 노쇠화로 크게 고심하던 삼성이다. 지난해 오른손 파워히터 박석민(31, NC 다이노스)의 이적에 이어 최형우까지 떠나면서 중심타자 찾기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우선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새로 합류할 외국인 타자다. 삼성은 현재 중심타선에서 활약할 일발장타력을 갖춘 거포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2년간 합계 79홈런을 기록한 뒤 올해 일본 지바 롯데에서 뛴 야마이코 나바로의 복귀 가능성은 반반이다. 삼성은 나바로와 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순탄하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다른 외국인 선수와의 협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삼성 라인업에 적합한 외국인 타자가 합류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존 선수들 가운데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눈길이 끌리는 건 역시 '영원한 홈런왕' 이승엽(40)이다. 다음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이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중심타선에서 역할을 해준다면 타선에 숨통이 크게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프로 22번째 시즌을 치렀지만 이승엽의 타격 기술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정교한 타격과 호쾌한 장타력은 수 년 전과 비교해봐도 크게 차이가 없다. 무엇보다 이승엽은 올해 의미있는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지난 1995년 데뷔 이후 KBO리그 개인 최다인 시즌 142경기에 출장한 것이다.
총 144경기 가운데 단 2경기를 제외한 전경기에 나서며 20대 한창 나이와 같은 체력을 과시했다. 타율 3할3리 27홈런 118타점에 OPS 0.898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 당장 중심타자로 나서기에 손색없는 성적이었다.
최근 몇 년간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던 이승엽은 다음 시즌 1루수로 돌아갈 예정이다. 최근 2년간 1루수로 나선 구자욱이 코너 외야수로 이동해 최형우의 수비 공백을 메우는 대신 이승엽은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1루수로 컴백한다는 시나리오다. 4번타자 컴백 역시 1루수 복귀와 맞물려 이루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내년이면 우린 나이로 42세가 되는 점, 노장들은 한 해 한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는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1루 수비까지 병행하면서 나타날 체력적인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삼성은 최근 최근 FA로 오른손 타자 이원석을 영입했다. 급한대로 최형우 이탈에 미리 대비는 한 셈이다. 하지만 경험과 관록, 기량을 종합해볼 때 지금 당장 중심타자로 나설 선수를 고르라면 이승엽 외에 마땅한 선수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최형우의 이적으로 큰 숙제를 안은 삼성이 4번타자 해법을 어떻게 풀지 주목된다. 일단은 성공 가능성 큰 외국인 선수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구관이 명관' 소리가 한 번 더 나올 수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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