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조금은 부담스럽죠." 그는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두 시즌 만에 삼성화재 유니폼을 다시 입고 V리그 코트 복귀를 앞둔 박철우는 "저보다는 코트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이 더 조명을 받아야 하는데요"라고 말했다.
박철우는 지난 27일 '민간인' 신분이 됐다.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공식적으로 소집해제됐다. 코트로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려온 그에게 드디어 때가 왔다.
박철우는 소집해제 전날인 26일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 경기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을 찾았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보내는 마지막 날이었지만 마침 휴일이라 소속팀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대전으로 내려왔다.
관중석으로 가지는 않았다. 체육관 한쪽 구석에 있는 간이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박철우는 "어제(25일) 전역 신고를 마쳤다"고 웃었다. 얼굴살이 제법 빠진 박철우는 "근무를 마친 뒤 체육관(죽전 삼성 STC)으로 가서 동료들과 함께 운동을 했다"며 "시즌 개막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박철우는 "컨디션이 아주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코트에서 못 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오랜만에 다시 코트에 나서는데 짐이 될 순 없다"며 "동료들이 모두 열심히 뛰고 있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박철우가 팀을 떠났던 2년 전과 비교해 삼성화재 선수 구성은 차이가 있다. 외국인선수도 그렇고 리베로도 곽동혁에서 부용찬으로 바뀌었다. 센터 자리도 박철우가 뛰었을 당시와 다른 얼굴이다.
그는 "그래도 세터 유광우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 선수가 구면"이라고 다시 만난 동료들을 반가워했다. 동료들과 손발이 맞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없다. 센터 하경민과도 현대캐피탈 시절 이후 오랜만에 함께 코트에 나란히 선다.
박철우는 "쉴 틈은 당연히 없다"며 "동료들보다 뒤늦게 시즌을 시작하는 만큼 더 열심히 준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박철우의 V리그 복귀전은 오는 12월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원정경기다.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전 이후 5일간 경기 일정이 없다. 박철우에게는 금쪽같은 시간이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도 박철우 투입에 대해 "(박)철우 복귀까지 5할 승률 유지가 1차 목표였다"며 "대한항공과 맞대결이 2라운드 마지막 경기인데 철우가 복귀하는 경기다. 당연히 코트에 선발로 나온다"고 예고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OK저축은행에게 3-0으로 이겨 5승 6패가 됐다. 다가오는 대한항공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다시 승률 5할을 맞춘다. 임 감독은 "철우가 뛰면 공격과 블로킹에서 조금 더 수월해진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조이뉴스24 /대전=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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