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두 시즌 연속 14개의 홈런을 날렸다. 타율은 높지 않았지만 펀치력은 증명한 셈이다. KBO리그에서 조금씩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안방마님' 박동원이다.
박동원은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며 "초반 페이스가 정말 좋았다"면서 "하지만 좋은 흐름을 길게 이어가지 못했다"고 이쉬워했다.
배운 점은 많다. 그는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가 중요했다"며 "슬럼프를 빨리 벗어나고 흐름이나 분위기를 끌어올렸어야 했는데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주변에서 조언도 많았지만 내 방식대로 이겨내려고만 했던 것은 아쉽다. 스스로 내린 결정이지만 지금 보면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포스트시즌 때는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너무 욕심을 부렸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나왔다"고 자책했다.
물론 좋은 일도 있었다. 그는 "함께 배터리를 이룬 투수 중 3명이 잘돼 정말 기뻤다"고 했다. 넥센은 올 시즌 마운드에서 분명한 수확이 있었다. 전반기에만 10승을 올리는 등 시즌 15승을 달성한 신재영, 중간계투로 팀 마운드에서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한 이보근, 뒷문을 잘 걸어잠근 김세현이다.
세 투수는 모두 값진 상을 받았다. 신재영은 신인왕에 이름을 올렸고 이보근과 김세현은 각각 홀드와 세이브 부문에서 타이틀 홀더가 됐다. 박동원은 "내가 상을 받은 건 아니지만 함께 손발을 맞춘 투수 세 명이 좋은 성적을 내 뿌듯하고 기쁘다"고 웃었다.
박동원도 목표가 분명하다. 먼저 타석에서는 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는 "올 시즌에는 8홈런을 칠 때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이후 힘이 떨어지더라. 20홈런 달성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도전은 하려고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20홈런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그는 "지금은 수비와 투수 리드 등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포수로서 수비가 우선 아니겠느냐"며 "팀 평균자책점이 1위에 오른다면 타석에서 더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투수가 던진 공을 직접 받는 박동원에게 신재영, 이보근, 김세현의 투구는 어떻게 느껴졌을까. 그는 "(신)재영 형은 컨트롤이 정말 좋다. (이)보근이 형은 예전에 받아봤을 때와 비교해 제구력, 스피드가 올 시즌 모두 좋아졌다고 느꼈다. (김)세현이 형은 다른 어떤 투수들과 견줘 빠르고 힘있는 공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수 리드에 있어 한 가지 원칙을 정해두고 있다. 박동원은 "주로 던지는 구종과 스피드가 같지 않다. 투수마다 다 다르다"며 "각각의 투수가 가장 잘 던질 수 있고 던지고 싶어하는 구종을 자주 요구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박동원은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팀 마무리 캠프에는 참가하지 않고 국내에 남았다. 자율훈련이긴 하지만 꾀를 부리거나 여유를 둘 순 없다. 쉴 때 잘 쉬는 것만큼 훈련도 중요하다.
그는 "기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은 중요하다"며 "이와 별도로 내년 시즌 다시 만날 상대 타자들에 대한 분석도 하고 있다"고 했다. 타자들의 성향, 버릇 등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박동원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변에서 우리팀에 대해 '이번에는 힘들지 않겠냐'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며 "하지만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나. 내년에는 한현희, 조상우 등 젊은 투수들도 다시 돌아온다. 올해보다 더 좋은 시즌을 치를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그는 "타석에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많이 살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박동원의 성장이 든든할 수밖에 없는 넥센이다.
조이뉴스24 고척돔=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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