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힐링'의 주체는 그 누구도 아닌 자기자신이 먼저다. 가수 루(ROO)는 데뷔 후 3년간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 왔고 그 끝자락에 신곡 '딱좋은'을 썼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루는 거창하게 '힐링곡'이란 표현을 쓰기보다 그저 함께 고민을 나누기를 바랐다.
루는 지난달 10일 신곡 '딱좋은'을 발표했다. 루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으로 '지금이 고생이더라도 알고보면 딱좋은 때'라는 말에 영감을 얻어 한창 미래를 꿈꾸고 걱정하고 있는 청춘들의 심경을 담은 노래다. 래퍼 트루디의 랩이 언니 같은 시선으로 따뜻하게 등을 토닥거려준다.
루는 2013년 10월 '사랑하지 않아도'로 데뷔, 미니앨범 '62115'를 비롯해 '답답해', '헤어질걸 알면서도', '그럴게', '봄은 그래' 등을 발표했다. 음악 색깔이 다 다르다. 그건 루에게 소중한 경험이 됐지만 동시에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도 했다. 다시 말해 성장통을 겪었다.
"혼란기를 겪으면서 우울했을 때였어요. 어느 날도 멍하니 카페에 있다가 급격히 우울해지면서 심각했어요. 그때 '지금 너무나 힘들지만 지나가면 어차피 뭐 때문에 고민했는지도 잊을 텐데' 싶은 마음이 들었고, 곡을 쓰기 시작했어요. 곡 작업을 하면서 저도 고민에서 좀 벗어났어요."
루는 '딱좋은'을 통해 '요즘 들어 자꾸만 작아져/ 공부를 해도 학점은 내게 총을 겨눠/ 나는 갑을 나라의 병정쯤 되는 것 같아/ 언니 나 괜찮을까요'라고 고민을 토로한다. 그리고 '내년 오늘엔 기억 못할 고민/ 오늘은 딱 좋은 날씨 우울한 기분은 refresh'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대학 졸업반에 3년 차 가수인데 아직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다"는 루의 고민은 그 또래 뿐만이 아니라 '늘 병정일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하소연이다.
"힐링곡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죠. 단지 제 스스로 힐링을 위해서 쓰기 시작한 곡이에요. 거기서 파생돼서 누군가 제 곡을 듣고 '그래 맞아' 하면서 고민을 떨쳐버리시면 좋은 거고요. 현대인들이 힐링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 같은데,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다고는 하지만 루는 그동안 발라드, 알앤비, 어쿠스틱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감성을 해치지 않는 기교 없이 맑고 깨끗한 목소리 덕분이다. 가슴 절절한 이별 노래에도 달콤한 사랑 노래에도 루의 보컬은 잘 스며든다. 곡 작업 능력까지 갖췄다.
"과도기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을 보면 다 다르거든요. 다음엔 또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 일단 딥한 감성을 담은 곡이 좋아요. 리듬 있는 알앤비가 제일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부를 때도 편해요. 무엇보다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곡을 만들고 부르고 싶어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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