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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미룬' 김보경, 전북 허리 변함없이 책임진다


입단 첫 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예비 신부에게 화끈한 결혼 선물

[이성필기자] "클럽월드컵 나간다는 생각도 안 하고 (결혼) 날짜를 잡았어!"

1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 전북 이철근 단장은 미드필더 김보경(27)이 나타나자 핀잔(?)부터 했다. 김보경은 오는 4일 서울에서 미모의 신부 김혜란 씨와 결혼을 한다. 정상적이라면 신혼여행을 떠나야 한다.

그런데 전북이 알 아인(UAE)을 꺾고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오는 11일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6강전을 치른다. 전북은 8일께 경기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출국한다.

사실상 신혼여행은 무산됐다. 김보경 입장에서는 전북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억울(?)하게 됐다. 그래서 김보경은 "신혼여행은 대회 끝나고 가기로 했습니다"라며 웃었다. 미드필드에서 이재성과 환상의 콤비인 김보경이 빠지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올해 전북 유니폼을 입은 김보경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십(2부리그) 경험을 그대로 녹였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리그 데뷔전을 늦게 치렀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카디프시티 시절) 챔피언십 우승을 했었지만, 당시의 경우 승격의 의미가 더 있었다. 제대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은 처음이었다. 이래서 우승이 좋구나 싶더라"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우승했지만 마냥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미디어데이가 열린 시각, 예비 신부는 결혼식 웨딩드레스를 홀로 알아보고 있었다. 그는 "우승 전에는 (예비 신부에게) 우승을 결혼 선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승을 못 했다면 결혼식에서도 밝게 웃지 못했을 것이다.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전북에 와서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하고 올해 목표를 다 해냈다"라며 즐거워했다.

감바 오사카(일본)와 사실상 계약을 앞뒀던 김보경은 A대표팀 시절 인연을 맺은 최 감독의 설득으로 전북을 선택했다. 유럽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일단 전북에서 다시 한번 재기를 꿈꾸기로 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많은 도전을 하고 싶었다. 경험이나 성장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그곳에서는 좋은 성적이 아닌 경험을 통해 리그 시스템을 익혔다. 주전으로 나서기 위해 기다림 속에서도 준비하는 경험도 해봤다"라며 상당한 소득이 있었던 시절이었음을 강조했다.

경험을 어느 정도 쌓은 뒤 전북에 온 김보경은 "이제는 좋은 팀에서 경력도 쌓고 내가 가진 장점을 더 보여주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이번에는 나로부터 멀어졌던 것을 많이 되찾는 시간이 됐다"라고 전북에서의 한 해가 큰 소득이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목표를 달성했지만 멈추지 않는 김보경이다. 그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면 다음 해에는 2연속 우승이 또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놓쳤던 클래식 우승도 해야 한다. 복귀한 대표팀에서도 할 일이 많다. 원대한 계획을 갖고 발전하고 있는 전북에서 더 큰 노력을 하겠다"라며 현실에 안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신혼여행을 잠시 미루고 가는 클럽월드컵 목표도 분명하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첫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물론 클럽 아메리카도 만만치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조이뉴스24 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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