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레알 마드리요? 클럽 아메리카부터 만나야죠."
전북 현대 우승 청부사 김신욱은 2012년 울산 현대 시절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 출전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떠올리면 아쉬움만 가득하다.
당시 울산은 챔피언스리그 무패 우승이라는 신화를 썼다. 김신욱과 이근호가 영혼의 투톱이었고 미드필드에서는 에스티벤이 단단한 자물쇠가 됐다. 최후방에서는 곽태휘가 수비라인을 조율했다.
6강에서 북중미 대표로 나온 몬테레이(멕시코)만 이겼다면 4강에서 첼시(잉글랜드)와 꿈의 대결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울산은 첼시만 생각하다 몬테레이에게 허망하게 졌다.
1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클럽하우스 미디어데이에서 김신욱은 2012년의 아쉬움을 반면교사 삼았다. 전북은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만나게 되는데 이기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싸운다. 김신욱은 "지금부터 레알만 생각하면 안 된다. 멕시코(팀)도 실력이 좋다"며 동료들에게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럽 아메리카를 과신 했다가 6강에서 허망하게 탈락해 일본 J리그 우승팀-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 승자와 5~6위전을 치르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선수단도 잘 알고 있었다. 아메리카에는 2006년 0-1로 패했던 경험이 있다. 레알을 잊고 가볍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이 AFC 어워드(시상식) 참석으로 부재했지만 박충균 코치가 선수단을 단단히 다뤘다.
훈련에서는 김형일, 조성환 등 몸 상태가 떨어진 이들이 빠졌지만 정혁, 신형민 등 군 전역자들이 합류해 분위기를 띄웠다. 김신욱은 육중한 체구로 동료들을 넘어뜨렸고 이동국도 특유의 재치를 보여줬다.
이재성은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싸워 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지만 "(김)보경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줘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한다. 우리 목표는 일단 클럽 아메리카전 승리다"라고 말했다.
이동국도 주변의 큰 기대를 경계했다. 그는 "멕시코 선수들은 개인 기술이 좋다. 그들은 시즌 중에 대회에 참가하고 전북은 마무리 시점이라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다. 일대일 싸움을 해야 하는데 지금과는 다른 축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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