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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김남길 "영화, 관객수 아닌 메시지가 중요"(인터뷰)


"청년 감독들의 단편영화 지원 사업 준비 중"

[권혜림기자] 배우 김남길이 한국영화계에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돼야 한다고 알리며 신진 감독들의 단편영화 지원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지난 11월 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 제작 ㈜CAC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앞둔 배우 김남길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판도라'는 국내 최초 원전을 소재로 한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이날 김남길은 '판도라'와 관련한 이야기 외에도 평소 관심을 기울여 온 충무로의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블록버스터와 중저예산 영화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해 온 그는 자신이 영화 출연을 결정하는 기준에 대해 알리며 "시나리오의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계에 멀티 캐스팅이 많아 부익부 빈익빈처럼 큰 영화만 제작되는 경향이 있다"며 "배우들이 획일화되는 느낌이 있고 소재 면에서도 그렇다"고 지적한 뒤 "자본주의 논리이니 왈가왈부할 것 아니지만, 배우 입장에서 영화 시장을 오래 봤을 때 작은 영화,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고 생각을 밝혔다.

또한 "어느 순간부터 천만이 넘어야 '영화가 잘 된다'고 말하는 기준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다른 관계자들의 생각도 있겠지만 천만을 위해 영화를 만드는 느낌이 들지 않나. 좋은 소재로 잘 만들어야, 100만 명, 200만 명이 들거나 혹은 그보다 관객이 안 들어도 좋은 이야기를 메시지로 잘 만드는게 첫 번째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여러 측면의 소재로 관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남길은 청년 감독들의 단편영화 지원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이것을 준비 중인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라며 "이미 여러 단편영화제들이 있긴 한데 초심을 잃는 면도 있더라. 오로지 단편영화를 위해, 좋은 시나리오 좋은 소재가 있는데 자본 투자가 없어 못 만드는 이들을 위해 여러 배우들, 제작사, 프로듀서, 평론가를 섭외해 계획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제작 규모의 영화들이 힘을 받는 것이 영화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한 김남길은 "큰 영화가 아니어도 작은 영화가 잘 되는 것이 멀리 봤을 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그는 자신의 연기 이력을 돌아보며 훗날 어떤 배우로 기억되길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남길은 "정서적으로, 캐릭터를 보고 나면 여운이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길 원한다"고 알렸다.

데뷔 시절을 떠올리며 배우 장첸, 양조위를 롤모델로 삼았었다고 밝힌 그는 "어릴 때는 내가 가진 모습, 세 보이지만 아픔이 있는, 도시적이지만 슬픈 사연을 가진 이미지를 부각시킨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그랬지만 점점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저와 다른 것보다는 저와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에도 끌린다. 점차 쌓아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려움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판도라'는 오는 7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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