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타자로만 나왔으면…"
김인식 감독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한국야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을 이끌고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일본대표팀에서 에이스이자 타자로도 매서운 타격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5일 일본 스포츠전문매체인 '데일리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투수가 아닌 타자로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지난달 일본 현지를 직접 찾았다. 일본대표팀과 멕시코, 네덜란드 등과의 평가전을 지켜봤다. 한국은 WBC 본선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와 같은 조에 속했다.
그는 일본의 전력에 대해 "이번 평가전을 지켜본 결과 프리미어12때와 큰 차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키야마 쇼고(세이부)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등 야수들이 인상적"이라고 꼽았다.
일본은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노렸으나 준결승전에서 한국에게 덜미를 잡혔다. 김 감독은 "오타니가 계속 던졌다면 이길 수 없었을 것"이라며 "8회부터 투수가 바뀌었고 9회 대타 작전이 성공하며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김 감독은 "투수 오타니는 정말 뛰어나다"며 "이번 WBC에는 타자로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어12에서 두 차례 상대한 오타니가 공략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김 감독은 "오타니가 마운드에 서지 않으면 아무래도 한국대표팀에게 더 유리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스포츠는 김 감독에게 WBC에서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본선 1라운드를 통과하면 일본과 만난다"며 "일본대표팀 마운드의 수준은 높다. 대결한다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국대표팀에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이대호 등 메이저리그를 경허한 타자들이 많다.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빠른 공을 잘 공략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대표팁 승선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합류 여부가 상당히 어렵다"며 "실력은 뛰어난 선수가 맞지만 대표팀에서 함께하기에는 여론과 팬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한국이 2017 WBC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국내 야구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올림픽이나 WBC 등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야구를 시작하는 유소년 선수들이 많아진다"며 "야구는 한국의 프로스포츠 종목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야구 인구나 팬도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같이 길게 진행되는 리그에서는 선수들의 능력이 좋으면 이길 수 있다. 감독이 실수를 하더라도 선수 능력이 이를 만회할 수 있다"면서 "국제대회 토너먼트와 같은 단기전은 그렇지 않다. 실수가 그대로 승패 결과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감독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감독은 "수비와 투수력에서는 한국과 아직까지 분명히 실력 차가 있다"며 일본 야구의 장점을 거론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