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김윤석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도전해온 이유를 알리며 최근의 영화 작업을 돌이켰다. "영화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잘 운다"는 말로 영화 속 강렬한 캐릭터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여린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흥행작보단 작품성이 좋은 영화를 많이 남기고 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6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 제작 수필름)의 개봉을 앞둔 배우 김윤석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 수현(김윤석 분)이 30년 전의 자신(변요한 분)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 중 현재의 수현 역을 연기한 김윤석은 '쎄시봉'에 이어 또 한 번 진한 멜로 감성을 연기해냈다. '추격자' '황해'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등에서 강렬한 느와르 연기를 펼쳤던 그는 최근 보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오가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그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작업에 얽힌 뒷이야기 외에도 소중한 전작들, 그리고 새로 선보일 영화 '남한산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전세계 30개국 베스트셀러 1위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세계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앞서 영화 '추격자'를 본 기욤 뮈소가 한국의 배우 김윤석을 알고 있다며 그의 연기를 호평했던 것이 전해지기도 했다.
"외국에선 주로 '추격자'를 봤다고들 해요. '추격자' '황해'가 프랑스에 수출이 돼서 기욤 뮈소도 저를 알고 있나보더라고요. 영국 어느 시골 마을에 일 때문에 갔었는데 그 곳에 DVD 라운지가 있었어요. 영화 분류를 별 갯수로 해 뒀는데, '별 4개' 목록에 '추격자'가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찍어서 나홍진 감독에게 보내줬죠. '영광이다'라면서요.(웃음)"
그런가하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해외에서 김윤석의 명성을 높인 영화 '추격자'와는 전혀 결이 다른 작품이다. 김윤석은 "이런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다"며 "중년 남자의 느낌을, 도끼를 드는 것 말고 일상 생활을 하는 중년 남자의 마음을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멜로라는 것이 액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가지고 대결을 벌이는 것이잖아요. 잘 나오면 명작이 될 수밖에 없어요. 섬세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최근 멜로 장르에 부쩍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이 나이를 먹으며 겪는 심경의 변화 때문인지도 물었다. "남자들이 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더라"며 농담처럼 입을 연 김윤석은 "영화를 보면서 잘 우는 편이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잘 운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는 "'K팝스타'나 '슈퍼스타K'에서 의외의 친구들이 노래를 잘 할 때 눈물이 나더라. 기교가 아니라 영혼으로 부르는 친구들이 있지 않나. 너무 아름답다"고 답했다.
김윤석이 현재 촬영 중인 새 영화는 '남한산성'이다. 김윤석을 비롯해 이병헌, 박해일, 고수, 박희순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한데 모인 영화다. 그는 "'남한산성'은 근 한 달 가까이 전투신을 찍고 있는데 박희순과 고수가 고생 중일 것"이라며 "저는 무신 아닌 문신이라 다행이다. 주로 성 안에만 있다. 그 분들은 성 밖에서 싸우고 야단도 자주 맞더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영화의 흥행보단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내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남겼다. 김윤석은 "'천만'(소위 말하는 '천만 영화')은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솔직히 고백하건대 흥행보단 작품성이 더 와닿는다"고 답했다.
"거짓말이 아니에요. 천만 명이 들어도 석 달 지나 잊혀지는 영화보다 수명이 긴, 회자되는 영화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어요. 경험이 많아지니 더 그래요. 주머니에서 뭘 꺼내놓을 때, 뒤져보니 한 두 개 밖에 없으면 허망할 것 같은 느낌도 있고요. '황해' '타짜' 이런 건 끝까지 남아 있을 것 같지만요.하지만 의외로 제게 끝까지 남아 있는 영화는 '완득이'예요.(웃음) "
한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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