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양희종의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데…."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김승기 감독은 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전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중요 자원인 포워드 양희종이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양희종은 지난 3일 서울 삼성전에서 4쿼터 문태영을 수비하다 코트에 넘어졌다. 왼쪽 발목을 붙잡고 큰 고통을 호소해 보통 부상이 아님을 암시했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양희종은 6주 정도 결장한다. 1월 중순 이후에나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왼쫄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1~2주 정도 깁스는 필수다. 이후 보조기를 착용하고 재활에 집중해야 한다. 올스타전 휴식기가 끝나는 1월 25일 이후에나 복귀가 예상된다.
양희종의 부상은 충분히 예상됐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진단이다. 양희종을 필두로, 이정현, 오세근, 데이비드 사이먼 등 주전들이 지난 15경기를 쉼 없이 치렀기 때문이다. 백업 자원들의 경기력이 김 감독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김 감독은 "벌써 사고(부상)가 났어야 했다. 백업들이 잘했다면 주전들과 고른 체력 안배로 출전 시간 조절이 가능한데 그렇지 않았다. 주전만 뛰니 부상이 나온다. 지금 이정현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양희종의 공백을 누군가가 지워주는 활약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문성곤, 한희원, 전성현의 활약이 중요하다. 자신감있게 해줘야 한다"라고 부탁했다.
승리하지 못해도 대안을 찾는다면 장기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1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1명이라도 (주전의) 자리를 메우는 선수가 나왔으면 한다"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뚜껑을 열자 김 감독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났다. 문성곤이 1쿼터 8득점을 해주며 분전했지만,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들어오는 2쿼터 힘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7로 뒤졌다. 양희종의 시즌 평균 득점은 3.73점이지만 고비마다 한 방이 있고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했다.
김 감독은 상황마다 문성곤과 한희원, 전성현을 돌려막았다. 그러나 문성곤은 3쿼터 초반 4파울로 운신의 폭이 좁았다. 결국 다른 포지션이 터져주거나 자신감 있게 하라는 자신의 말을 누군가가 알아듣고 역할을 해주는 것이 최상이었다.
KGC는 4쿼터 막판까지 잘 버텼다. 승리도 필요했지만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했던 김 감독의 큰 크림으로만 보면 성공적이었다. 문성곤은 5파울 위험을 안고서도 영리하게 경기를 치르며 접전 상황이 이어지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골밑을 과감하게 파고들어 득점하는 등 애를 썼다. 승패에 상관없이 희망을 찾은 김 감독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