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KBS 2TV '개그콘서트'의 정치풍자 코너 '대통형'이 탄핵 시국을 맞은 청와대의 모습을 신랄하게 그려냈다.
11일 밤 방송된 '개그콘서트-대통형'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지난 국회청문회를 비롯,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 정치 이슈들을 개그와 접목시켜 통쾌한 웃음을 안겼다.
이날 국무회의에 늦게 참석한 대통령 서태훈은 "청와대는 올림머리를 하는데 90분이나 걸린다"며 등장부터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거론했다. 그러자 국무총리 유민상은 "느낌상으로는 20분밖에 안 걸린 것 같다"며 실제 청와대의 해명을 패러디했다.
유민상은 또 몸이 좋지 않다는 서태훈의 말에 "청와대에 마늘주사,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 각종 주사를 구비해놓았다"며 날선 풍자를 이어갔다.
탄핵안 가결 이후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의 상황도 개그 소재로 등장했다.
국토건설부 장관 이창호가 전세값 폭등을 걱정하자 서태훈은 "나도 청와대 5년 임대다. 그 전에 뺄 수도 있다. 전세라도 구해야 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장관들에게 제시하며 "다 같이 청와대로 들어와 살자. 청와대에 침대가 3개나 있다. 다들 청와대에 한 번 들어오면 안 나가려고 버티고 있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문화융성부 장관 김대성은 "내 집 갖고픈 사람들을 위한 체조를 만들었다"며 "30년만 돈 안 쓰고 숨만 쉬면 내 집 마련"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직접 시연에 나섰다. 그러자 창조경제부 장관 이현정은 "이 체조 만드는데 10억이나 썼냐"며 사퇴를 종용했다.
유민상은 이날 립밤을 바르는 모습으로 국회 청문회 당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을 패러디 했고, 반성문에 '공항장애'라고 쓰며 최순실의 석연치 않은 '공황장애'를 비판했다.
국민고용부 장관 홍현호는 최저임금 문제를 두고 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자 서태훈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기업에게는 일반 가정보다 전기세도 싸게 해 주지 않나. 게다가 대가 없이 선의로 몇 십억씩 막 주더라"며 기업들의 재단 출연금에 대해서도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의가 산만해지자 서태훈은 "제 친구를 불러 정리하겠다. 헌재. 우리 헌재가 잘 마무리 지을 거다"며 탄핵 심판 절차에 들어간 헌법재판소를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주 첫 선을 보인 '대통형'은 비아그라부터 늘품체조, 국정 역사교과서까지 시국을 정면으로 풍자하는 개그를 선보이며 통쾌함을 자아냈다. '민상토론2'의 바통을 이어 받는 정치 풍자에 콩트까지 더해진 콘셉트로 호평을 받고 있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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