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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기쁨은 과거…2017 ACL은 '고난의 길'


'큰손' 중국· 일본에 호주까지…모두가 '죽음의 조'

[이성필기자]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중국, 시스템으로 무장한 일본, 장거리에 신체적 능력까지 좋은 호주. 삼각 압박을 견뎌야 하는 K리그다.

13일 오후(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017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추첨이 열렸다. 올해 전북 현대가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의 위상을 세웠지만 당장 내년을 생각하면 기쁨은 오래가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우승팀 전북 현대는 H조에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 장쑤 쑤닝(중국), PO 승자와 만난다. 애들레이드는 비행시간만 14시간이 넘는 장거리 원정이다. 올해 16강에서도 멜버른 빅토리(호주) 원정에서 1-1로 비긴 뒤 홈에서 2-1로 이겨 어렵게 8강에 갔다.

장쑤와는 악연이다. 원정에서 2-3으로 패한 뒤 홈에서 2-2로 비기며 골득실에서 1위를 차지, 16강에 올랐다. 장쑤는 조, 하미레스, 알렉스 테세이라 등 전·현직 브라질 국가대표와 콜롬비아 국가대표 로저 마르티네스가 있다. 화력에서는 전북 이상이다. 수비에서도 홍정호와 트렌트 세인스버리(호주) 등 한국과 호주 국가대표가 중심을 잡는다.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풍부한 최용수 감독의 존재가 위협적이다. K리그에서도 전북 최강희 감독과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였는데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시 보게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전북이나 장쑤 모두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선수 보강을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빡빡한 승부가 예상된다.

변수는 하나 더 있다. 플레이오프 승자가 합류하게 되는데 방콕 유나이티드(태국)와 조호르 다룰 타짐(말레이시아)의 2차 플레이오프 승자가 일본 4순위 팀과 만나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현재 일본 4순위 팀은 정해지지 않았다. 2017년 1월 1일 일왕배에서 가려지게 된다. 일왕배에는 올해 J리그 우승팀 가시마 앤틀러스와 3순위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8강에 올라 있다. 만약 이들 중 한 팀이 우승을 차지하면 J리그 전·후기 통합 4위 감바 오사카가 4순위가 된다. 역시 8강에 간 감바가 일왕배를 우승하면 3순위 가와사키가 4순위로 밀려 PO를 치른다.

전북은 유독 일본 팀에 약하다. 지난해 8강에서는 감바에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성적 부진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가시와 레이솔은 전북의 천적이다. 누가 올라와도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힘든 일정이 예상된다. 일본도 올해 영국 스포츠 미디어 그룹 퍼폼(perform)과 10년간 총액 2천1백억엔(약 2조1천260억원)의 중계권 계약을 맺어 여유가 생겼다. 자금이 돌아가고 자생력이 생기면서 수준급 외국인 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F조의 서울도 웨스턴 시드니와 2년 만에 재회했다. 지난해 조별리그에서 2무승부를 거뒀다. 홈에서 0-0,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일본 2순위는 우라와 레즈가 유력하다. 우라와는 올해 16강에서 원정 1차전 0-1 패배, 홈 2차전에선 연장전에서 3-2로 승리한 뒤 승부차기로 겨우 이겼다.

황선홍 감독의 치열한 연구가 요구된다. 게다가 PO 승자도 전력상 상하이 상강(중국)이 유력하다. 상강은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전 첼시 감독을 영입해 선수단 개편을 진행 중이다. 올해 슈퍼리그 최고 연봉자 헐크가 부상에서 회복해 출격을 기다리고 있고 다리오 콘카, 엘케손 등도 있다. 존 오비 미켈, 존 테리(이상 첼시)까지 노리고 있다.

FA컵 우승으로 자존심을 세운 G조의 수원 삼성도 고민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라는 난적을 만났다. 광저우는 슈퍼리그의 리더로 2013, 2015년 아시아 정상을 맛봤다. 히카르도 굴라트, 파울리뉴, 발렌시아는 물론 중국 국가대표 장린펑, 황보원, 정쯔 등 조직력이 탄탄한 자원을 구축하고 있다.

광저우는 마음만 먹으면 대대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수원이 실력으로 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일본 3순위 팀 역시 오리무중이지만 J리그 최고 흥행팀 우라와 레즈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한·중·일 3파전이라는 점이 다행이다. 장거리 원정도 없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일본 팀만 잘 잡아도 16강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내년 2월 7일 키치(홍콩)-하노이 T&T(베트남) 승자를 홈에서 예정된 단판 플레이오프에서 이겨야 E조에 합류한다. 가시마와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가 자리 잡은 가운데 다른 PO 승자도 지켜봐야 한다. 사실상 브리즈번 로어(호주)가 상하이 선화(중국)의 최종 PO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리즈번이 온다면 장거리 원정, 선화가 끼게 된다면 화려한 선수단과 싸워야 한다. 선화는 지역 라이벌 상하이 상강에 뒤지지 않기 위해 올해 구스 포옛 전 선덜랜드 감독을 영입했고 막강 자금력으로 뎀바 바, 오바페미 마틴스, 김기희 등을 보유했다. 최근에는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절친 카를로스 테베스의 영입도 사실상 확정됐다. 연봉만 2천5백만 유로(한화 약 3백9억원) 수준이다. 제주로선 투자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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