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1천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열도를 울린 영화 '너의 이름은.'이 한국 관객을 홀릴 준비를 마쳤다. 도시와 산골에 사는 소년과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향한 깊은 성찰을 드러낸 수작 애니메이션이 한국의 겨울 극장가를 찾아온다.
20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감독 신카이 마코토, 수입 ㈜미디어캐슬)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영화는 지난 10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으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뒤 오는 2017년 1월 공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너의 이름은.'은 각각 도쿄와 산골마을에 사는 청소년 타키와 미츠하의 몸이 서로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으로 시작되는 영화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이 바뀌는 꿈을 꾼 뒤 반복되는 경험을 하며 서로의 몸이 진짜로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낯선 세계를 경험하며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메모를 통해 생각을 주고 받는 친구가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몸이 더는 뒤바뀌지 않는 순간이 찾아온다. 타키는 미츠하를 직접 만나기 위해 나선다. 그는 기억을 통해 그린 그림으로 미츠하가 살던 마을을 찾아 나서지만 그 곳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잊었던 장소, 잊었던 이름들의 기억 속에서 헤매던 타키는 마침내 그림 속 마을이 어디인지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그 곳에는 타키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는 '언어의 정원' '초속 5cm'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신작이다. 동화 속에 초대된듯한 유려한 영상미와 인물들이 품은 섬세하고 잔잔한 감수성은 감독 전작들과의 공통점이지만, 이번 영화에는 비교적 희망적인 색채가 깃들어있다. 타키와 미츠하의 영화적 사건들을 통해, 감독은 3.11 대지진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지켜본 성찰과 고민을 담아냈다. 영화는 이 참담했던 사건 이후 사라진 자연과 사람들에 대한 감독의 깊은 그리움이 반영된 작품이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내한해 영화에 대해 직접 설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자신의 작품 세계가 얻은 변화에 대해 알리며 "몇 년 새 변화가 있기도 했고, 2011년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이 그 계기 중 하나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혹시 내가 그 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까' '내가 그 곳에 있었다면 같은 일을 겪을 수 있었다' '이런 일이 내일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마음을 일본의 모든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래서 '살아있었으면' '행복해졌으면' 하는 기도나 소원, 바람 같은 것을 모든 일본인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답했다.
감독은 "그 때의 바람이나 기도의 결집 같은 것을 영화 속에 담고 싶다는 마음이 된 것 같다"며 "그 밖에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지금 말한 것이 가장 큰 계기였다"고 알렸다.
한편 영화는 일본은 물론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지난 8월26일 개봉 이후 12주간 박스오피스 정상을 달리며 2016년 전체 박스오피스 1위, 역대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한 화제작이다. 최근 1천500만 관객 돌파 쾌거를 이룬 작품이다.
역대 일본 장편 애니메이션 중에선 중 2위 '원령공주'와 1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뒤를 이어 3위의 흥행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12월 현재 중국에서도 역대 일본 영화가 세운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엎으며 관객몰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편 영화에서는 카미키 류노스케가 타키의 목소리를, 카미시라이시 모네가 미츠하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오는 2017년 1월4일 12세이상관람가로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06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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