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봉중근(36)이 LG 트윈스에 남는다. 이제 그에게는 투수 최고참이라는 중책이 주어졌다.
봉중근은 지난 23일 LG와 2년 총액 1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FA 자격 승인을 신청한 뒤 한 달을 훌쩍 넘기며 협상에 난항을 겪었지만 선수와 구단이 모두 한 걸음 씩 양보하며 계약에 이를 수 있었다.
이로써 봉중근은 2007년 처음 LG에 입단한 이후 내년에도 11년째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이만하면 '평생 LG맨'이라는 수식어도 제법 어울린다. 계약 후 봉중근은 "LG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어 기쁘다"며 LG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 이상 봉중근에게는 과거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의 나이가 벌써 30대 후반에 이르고 있기 때문. 봉중근 스스로도 보직에 관계 없는 마당쇠 역할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봉중근은 "선발로 10승 씩도 해봤고, 마무리로 100세이브도 달성했다. 해볼 것은 다 해봤다"며 "내년엔 불펜 좌완 요원을 준비할 생각이다. 선발 쪽 구멍이 생긴다면 선발로 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봉중근은 선발 전업을 노렸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스프링캠프를 소화했지만, 캠프 막바지 허벅지 부상이 찾아오며 2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았다. 결국 봉중근은 올 시즌 19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 중 선발 등판은 5경기 뿐이었다.
올 시즌 등판 경기 수가 적은 것은 오히려 내년 시즌에 도움이 될 전망. 봉중근은 "올해 많이 안 던져서 휴식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깨도 쌩쌩하다"며 "내년에는 팀이 우승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봉중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투수조 최고참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 상황에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다독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봉중근이다. 정현욱(삼성 코치)과 김광삼(LG 코치)의 은퇴로 봉중근은 LG 투수들 중 최고참이 됐다.
세월이 야속한 봉중근이지만, 사실 현재 LG에 봉중근만한 커리어를 쌓은 투수는 없다. 그만큼 봉중근은 존재만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투수다. LG는 봉중근과 FA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한 명의 좌완 투수를 얻음과 동시에 젊은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 살아있는 교과서도 손에 넣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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