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빡빡한 일정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습니다."
수원 삼성은 25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2017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리그 5차전을 0-1로 패했다. 무승부만 거뒀다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 진출에 문제가 없었지만,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다.
조나탄이 허벅지 부상을 당해 나오지 못하면서 대타로 등장한 공격수 박기동이 전반 초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박기동은 경기 후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골만 들어갔다면 수원이 5월 말 A매치 휴식기 전까지 나름대로 여유를 갖고 선수단 운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배로 고민이 깊어졌다. 홈에서 2-2로 비겼던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최종전이 남았기 때문이다. 광저우는 원정에서 이스턴SC(홍콩)를 6-0으로 물리치고 승점 9점으로 수원(8점)을 2위로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가와사키(7점)가 수원에 1점 차이로 접근하면서 16강 진출은 난관에 봉착했다.
그렇지 않아도 고난의 시즌 초를 보내고 있는 수원이다. 수비진의 줄부상에 이정수가 퇴단하면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강원FC와의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야 첫 승을 거두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수원의 파고는 더욱 거칠다. 3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8라운드 원정을 치르면 5월 3일 포항 스틸러스, 6일 울산 현대와 홈 2연전이 있다. 세 팀 모두 무시하기 어려운 팀이다. 적어도 1승 이상은 수확을 해야 한다.
이후 9일 광저우 원정이 기다리고 있다. 광저우도 수원에 패하면 16강 진출이 위험해져서 총력전이 예상된다. 가와사키가 이스턴 원정에서 1-1로 비겼었다고는 하지만 홈에서는 다른 분위기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 감독은 "중국은 ACL을 앞두고 한 주를 휴식했다. 일본도 금요일에 경기를 치르는 등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FA컵도 해야 하고 리그도 있고 일정이 꽉 찼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정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광저우는 수원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상하이 선화와의 리그를 나흘 앞선 5월 5일에 치른다. 하루라도 휴식을 더 취하겠다는 의미다. 가와사키도 같은 날 알비렉스 니가타전을 치르고 이스턴전을 대비한다. 수원은 물론 ACL에 나서는 K리그 팀들은 6일에 경기를 치르고 회복 훈련만 하다가 상대팀을 만나게 된다.
현실적으로 일정 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원이 할 수 있는 것은 플랜B를 가동하는 것이다. 전지훈련부터 A, B팀으로 나눠 조직력을 만든 수원이다. FC서울이 ACL 탈락 위기에서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전에서 이석현, 박민규, 이규로, 정인환 등 비주전 선수들을 끼워 넣어 승리했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수원에도 장현수, 고차원, 김진래, 김건희, 김종민 등 가능성 있는 젊은 자원들은 충분히 있다. 서 감독이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주고 등용을 할 필요가 있다. 광저우전을 앞둔 리그 3경기에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해 주전들의 체력 안배로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다.
그동안 선수단에 야유를 보내는 등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수원 팬들은 가와사키전이 끝난 뒤 박수를 치며 "힘내라 수원"을 외쳤다. 지난 16일 광주FC와의 6라운드에서 0-0으로 비긴 뒤 맥주캔이 날아들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아직은 희망을 갖고 나서야 할 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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