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별로 할 말은 없는데요."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은 지난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는 올 시즌들어 가장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다. 송승준은 이날 kt 타선을 맞아 8이닝 동안 95구를 던졌고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이날 9-0으로 kt를 꺾었고 송승준도 승리투수가 됐다. 완봉승도 노려볼만 했지만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송승준이 아닌 좌완 김유영이 마운드에 올라갔다.
송승준은 "완봉 욕심은 전혀 없었다"며 "이제는 완봉이나 완투 같은 그런 기록이 아닌 마운드에 있을 때 잘 던지고 팀도 이기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인터뷰를 사양했다. 송승준은 "이제 2승을 거뒀을 뿐"이라며 "아직 시즌도 많이 남아있고 다음 등판에서 안 좋은 투구내용을 보일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송승준이 KBO리그로 돌아와 고향팀 마운드에 오른지도 이제 만 10년이 됐다. 베테랑이 됐지만 지난 시즌 좌절을 맛봤다. 2015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와 재계약했으나 지난해 10경기 등판에 그치면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71로 부진했다.
송승준은 "그래서 올 시즌이 FA 첫 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2일 kt전까지 거둔 성적은 좋다. 송승준은 올 시즌 지금까지 9경기(2경기 선발등판)에 나와 25.2이닝을 소화했고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어 정말 좋다"고 했다. 오프시즌 통증이 있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순조롭게 재활을 거쳐 다시 마운드에 섰다. 지난 시즌 부진에 대한 변명은 없다. 송승준은 "못한 것이다. 잘 던지지 못했다. 아파서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올 시즌 첫 출발은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였다. 그는 지금도 "아직 보직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송승준은 "중간이든 선발이든 마운드에 올라가면 잘 던져야하는 것이 내가 맡은 일"이라며 "좋은 투구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자리에서 던지느냐를 내가 결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송승준은 "팀이 승리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내가 올 시즌 아니, 앞으로도 계속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kt전 이후 일주일 만인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 다시 선발등판한다.
롯데에게는 중요한 경기다. 지난 주말 안방에서 KIA 타이거즈에게 내리 3연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송승준이 팀 연패를 끊는 스토퍼 역할을 해야한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 이미 공을 던진 적이 있다. 지난달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홈 경기로 당시 5.2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시즌 개막 후 첫 선발등판이었고 승리투수가 된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송승준이 앞선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괜찮은 투구내용을 보인 원인 중 하나는 직구 스피드와 제구력이 꼽힌다. 그는 "던지다 보니 경기에 집중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제구가 되더라"고 웃었다.
송승준은 "'타자를 꼭 잡아야겠다'고 의도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배터리를 오랫동안 함께 한 강민호에게 도움을 받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강민호와 손발을 맞추면서 올 시즌 달라진 부분이 있다. 승부구를 미리 정하고 타자와 승부하지는 않는다. 송승준은 "초구와 2구째를 던지고 결정하는 편"이라며 "(강)민호도 따로 얘기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렇게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안 그런다"고 했다.
직구 스피드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라간 것은 투구 동작에 변화가 있어서다. 송승준은 "민호도 그러던데 공을 던진 뒤 뛰는 동작이 있다고 하더라"며 "지난해에는 투구시 끌고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는데 올해는 그런 부분이 없어졌다고 했다. 아무래도 아프지 않다보니 공을 던질 때 힘이 잘 실리는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송승준이 선발 한 자리를 든든하게 받쳐준다면 롯데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중간계투진에 여유가 생길 수 있고 여러모로 마운드 운영에 도움이 된다. 그는 "이제 2승일 뿐"이라며 "호들갑을 떨 때도 아니고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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