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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잉글랜드·베네수엘라…드디어 역사가 된다.


'어쩌다 황금세대'가 된 잉글랜드 vs '국가적 재앙'딛고 일어선 베네수엘라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자국 첫 우승이란 타이틀 그리고 영광은 과연 누가 가져갈 것인가.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운명을 건 단판 승부를 펼친다.

두 팀 모두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이 대회와는 연이 없었다. 잉글랜드도, 베네수엘라도 자국 역사상 첫 결승 진출이다. 누가 우승하든 역사가 쓰이는 셈이다.

◆ '어쩌다 황금세대'가 돼버린 리틀 삼사자군단 잉글랜드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자국에서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금까지 잉글랜드가 U-20 대회에서 올린 제일 좋았던 성적이 4강(2회)이었기에 큰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유럽에서 U-20 대회가 가지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도 한 몫했다.

그러나 잉글랜드의 어린 선수들이 대회에서 승승장구하자 점점 주목도가 높아졌다. 잉글랜드는 숙명의 라이벌인 아르헨티나(3-0 승)을 꺾고 기니와 1-1로 비겼지만 개최국인 한국에겐 1-0 영봉승을 거두며 가볍게 16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비교적 약체로 꼽혔던 코스타리카와 멕시코를 가뿐히 격파하며 4강까지 올랐고 지난해 유럽 예선에서 1-2 패배를 안겼던 이탈리아에겐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에만 내리 3골을 넣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3-1 완승을 거뒀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이 경기가 끝나자 '이 선수들이 잉글랜드의 새로운 황금 세대인가'라는 제하의 기사로 이들의 진격을 집중조명했다. 그도 그럴것이 FIFA 주관 대회에서 잉글랜드가 결승에 오르는 것은 1966년 자국에서 열렸던 월드컵 이후 51년 만의 일이다. U-20 대회에선 승리조차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도미닉 솔란케(리버풀)와 아데몰라 루크먼(에버튼)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은 높이와 스피드를 겸비했다. 중앙에선 루이스 쿡(본머스)이 팀의 중심을 잡는다. 유럽 예선 베스트일레븐으로 뽑혔던 피카요 토모리(첼시)가 든든하게 후방을 지켰다.

소속팀의 면면에서 드러나듯 이들은 이미 프로팀에서의 실적과 경험이 충분한 선수들이다. 솔란케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비테세에서 시즌을 통째로 치른 적도 있고 루크먼은 올 시즌 잉글리스 프리미어리그 8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이들은 프로에서의 치열했던 경험을 확실히 살려 승부처를 제압, 자국 첫 우승에까지 도전하게 됐다.

◆ 혼란 정국이 이끈 베네수엘라의 '팀 스피릿'

베네수엘라도 잉글랜드만큼이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실력 때문이 아니라 불안한 국내 정세 때문이었다.

한때 석유 매장량 세계 1위로 남미 대륙 최고의 부유국가였던 베네수엘라는 지독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올해 예상 인플레이션이 1천600%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 대다수가 어마어마한 빈곤에 시달리며 급기야 폭동과 약탈 등이 일상다반사인 나라가 됐다. 공권력은 이미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이러한 국가적 재앙 속 베네수엘라 청소년들은 조별 예선에서 독일 바누아투 멕시코를 상대로 3전 전승 10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기록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도 투혼은 빛났다. 일본과 연장 접전 끝에 1-0의 승리를 따냈고 미국과 8강에서도 연장 후반 승부를 결정지었다. 우루과이와 4강전은 연장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가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수비수들의 개인 능력이 좋지 않지만 선수 전원이 똘똘 뭉친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최전방의 카를로스 페냐(라스팔마스/스페인)부터 이번 대회 4골로 득점 2위에 올라있는 세르히오 코르도바(카라카스), 성인 대표로도 이미 활약하고 있는 아달베르토 페냐란다(말라가/스페인)가 공수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국가대표 명 골키퍼 출신인 라파엘 두다멜 감독이 중심을 잘 잡고 있다. 선수들의 기강 확립은 물론 대외적인 발언도 확고하다. 멕시코와 조별예선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FIFA 공식 홍보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민을 대표해 이 자리에 왔다. 희망을 주고 싶다"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러한 요소들이 뭉쳐 베네수엘라는 '원팀'이 됐다.

두 팀 모두 우승에 적합한 실력 그리고 스토리를 가졌다. 어떤 나라가 우승하든 역사가 된다. 한반도에서 자국 첫 우승컵을 가져갈 나라가 어디가 될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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