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이명우·이정민·김성배·김승회(이상 두산 베어스) 심수창(한화 이글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최근 4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서 대표적인 '마당쇠' 역할을 맡았다는 점이다.
이명우는 지난 시즌까지 롯데 불펜진 중 가장 많은 등판횟수를 기록했다. 좌완인 그는 주로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라는 제한된 역할이었다. 김성배는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주로 오갔다. 김승회와 심수창은 상황에 따라 선발-중간-마무리를 모두 맡았다.
마운드 분업화가 현대 야구의 특징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장기레이스인 정규시즌을 치르다보면 예상을 벗어나는 상황이 일어난다. 이럴 경우 다소 변칙적인 투수진 운영을 할 수도 있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1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주말 3연전 마지막 날 경기를 치른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에 맞춘다면 박세웅이 선발 등판할 순서다. 그러나 이날 선발투수로는 박시영이 마운드에 올라간다. 그는 장원준(두산)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박시영은 올 시즌 롯데 불펜진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그는 지금까지 30경기에 등판했다. 29.2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하고 있다.
임시선발로 후보로 강동호와 김유영 등도 고려했으나 박시영이 낙점됐다. 깅동호는 전날(10일) 중간계투로 나와 3이닝을 던졌다. 김유영은 이명우를 제외하면 유일한 좌완 불펜 자원이다. 박세웅의 등판 순서를 뒤로 미룬 이유는 있다.
박세웅은 지난 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던지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런데 이닝수와 비교해 투구수가 111구로 많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박세웅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을 내렸다. 롯데 구단 측도 "박세웅을 다음주 일정에 맞춰 두 차례 선발로 나가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직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장소를 옮겨 16일부터 18일까지 고척 스카이돔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주말 3연전을 각각 치를 예정이다.
여기에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 등이 부진을 이유로 모두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렇다보니 제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기 버거운 상황을 맞았다. 10일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송승준은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1이닝만 던지고 교체됐다.
송승준도 만약 부상 정도가 심해 당분간 등판이 어려워진다면 롯데는 선발진을 다시 구성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박시영이 올 시즌 첫 선발 등판 임무를 맡은 것이다. 지난 7일 NC전 이후 3일 동안 등판하지 않은 점도 조 감독은 고려했다.
박시영은 선발로 나선 경험이 있다. 지난 시즌 두 차례 있었다. 문수구장에서는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지난 2008년 롯데에 입단한 뒤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퓨처스(2군)리그에서 뛰었다. 지난해 늦갂이로 1군에 올라왔고 첫 선발승을 거둔 장소가 바로 문수구장이다.
조 감독이 박시영에게 바라는 것은 분명하다. 마운드 위에서 최대한 오래 버티기다. 12일이 휴식일이기 때문에 불펜은 11일 전원 대기에 들어간다. 박시영이 경기 초반 무너지지 않는다면 롯데도 가용 전력을 모두 동원해 두산에 맞설 수 있다.
박시영에게도 이날 경기는 중요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선발 기회를 잘 살려야한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시영 뿐 아니라 롯데 마운드에 해당하는 말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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