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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결산①]뛰어야 산다…출전은 성장의 원동력


다수가 대학 선수 ·프로서도 비주전…타국들과 극명한 비교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은 16강에 머물렀다. 조별예선에서 기니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2승을 거두고 잉글랜드에 패하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승우(FC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백승호(FC바르셀로나 B) 두 쌍포에 조영욱(고려대)이라는 가능성 있는 원톱의 발견은 그야말로 큰 소득이었다. 미완의 대기라 평가받은 중앙 수비수 정태욱(아주대)의 발견 등 향후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재들이 용수철처럼 뛰어올랐다.

그러나 포르투갈과의 16강에서 아쉽게 1-3으로 패하며 무너진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체력적인 한계와 큰 경기 경험 부족은 신태용호의 큰 약점이었다. 큰 기대를 안고 싸우는 외나무다리 승부 경험이 적어 완급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경기 운영 능력도 떨어지는 연쇄 효과로 이어졌다.

결국 선수들이 많은 경기 경험을 해야 한다는 과제를 확인했다. 이번 대회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는 클럽 소속이다. 주로 B팀(2군)이거나 1군의 주전인 경우도 있었다.

4강에 오른 잉글랜드, 베네수엘라, 이탈리아, 우루과이 모두 프로 2군이었다. 1군 경기 경험이 적어도 2군에서 실전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하며 신체 리듬이나 경기 체력을 프로 수준으로 만들었다.

이들의 실전 경험은 관중이 없는 K리그의 R리그(2군)나 대학 리그(U리그)에서 긴장감 없이 뛰는 선수들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16강에서 만난 포르투갈은 FC포르투, 벤피카, 스포르팅CP 3대 명문팀에 중상위권 팀의 SC브라가 정도가 낀 연합팀이었다. 이들은 B팀에서도 수준이 높은 경기를 치렀다. 많은 관중이 압박했어도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를 즐길 여유가 있었다.

반면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12월 선수 소집 후 경기 체력 만들기에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FIFA가 FC바르셀로나를 징계해 1년 이상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던 백승호도 대회가 임박해서야 100%에 가까운 체력을 만들었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때문에 조기 프로 진출 등으로 선수들의 역량을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와 마주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은 뛰어야 한다. 수준 차이가 있더라도 프로에 가서 뛰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경우 "프로 R리그를 산하 유스팀 고교 선수들이 나서는 방안까지 확대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일단 윤종규(FC서울), 우찬양(포항 스틸러스) 등은 팀으로 복귀해 1군 선수들과 훈련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영욱이나 송범근(고려대) 등은 팀 복귀 후 대학 대회에 나서는 등 바로 경기에 나서며 경기력 유지에 애를 쓰고 있다.

물론 우수 선수가 발굴되고 프로에서 뛰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제도상의 제약으로 인해 조기 프로 진출은 미성년자는 어렵다. 초·중·고를 자퇴하고 프로에 오는 것을 감수하거나 해외 유학 등의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관계가 얽힌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 다른 종목과도 연계가 되기 때문에 합리적인 방법 도출이 필요하다.

K리그 팀들의 유스 선수 우선지명 후 대학 진학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구단 인원 제한 등으로 바로 프로에 오기 어려운 선수는 우선지명으로 대학에 보내놓고 4학년이 된 뒤 뽑을 생각이 없으면 우선지명을 풀어주며 진로를 뒤늦게 열어주는 경우가 많다. 능력이 있는 선수가 프로 진입이 막혀 갈 길을 잃는 사례가 생기는 셈이다.

대학 선수들은 평균 C학점 이상을 이수하지 못하면 뛰기 어렵다.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은 올해 기준 학점 미달인 선수가 속출했다. 공부 대신에 운동을 선택했던 선수들에게는 큰 고민이다. 현실적인 제도 개선으로 우수 선수가 사장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이 때문에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현재의 학제에 맞춰 유스팀을 개편하거나 대회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며 중1, 고1 선수들은 상급 학교로 진학 후 출전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U-12, U-14, U-16, U-18 등 세분된 대회나 팀을 만들어 성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원 축구와의 차이를 더 좁히는 것이다. 프로팀이 선수들을 자체 육성하며 체계가 잡히고 있는 만큼 학원 축구 우수 선수 일부를 축구협회가 선발하는 우수선수 해외 유학프로그램 재가동을 고민하는 것이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프로 유스가 성장하면서 학원 축구의 소외감이 있는데 그렇다고 실력이 없는 선수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협회가 권역별로 선수들을 선별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강화해 우수 선수를 선발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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