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형은 일본에 가서 잘하시고…."
전북 현대 미드필더 이재성(25)은 김보경(28)만 보면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둘 사이의 호흡이 농익어지려는 순간 김보경이 가시와 레이솔(일본)로 이적하기 때문이다. 오는 24일 대구FC와의 15라운드가 마지막 호흡이다.
이재성과 김보경은 비슷한 유형의 미드필더지만 약간 다른 면도 있다. 두 명 모두 중앙은 물론 측면에서 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패스 능력이 일품이다. 이재성이 돌파형이라면 김보경은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의 개성은 지난 21일 강원FC와의 14라운드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이재성은 수비 공간으로 파고 들어가며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으며 에두의 첫 번째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균형 감각이 좋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동작이다.
김보경은 상대의 공간을 깨버리는 패스가 환상적이다. 최강희 감독이 전북의 아시아 정상 재패에 김보경을 삼고초려해 영입한 이유가 지난해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통해 확실하게 드러났다.
이재성은 올 시즌 시작 전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적설이 돌았다. 올 시즌이 종료되면 유럽 진출 가능성이 예상된다. 반대로 김보경은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카디프시티와 위건 애슬레틱(이상 잉글랜드)을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후 K리그를 거쳐 다시 일본으로 간다.
이재성은 "(보경이 형과) 같이 뛰는 것이 참 좋았는데 떠난다고 하니 아쉽다. 서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말을 하지 않아도 다 알았고 호흡도 잘 맞았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나 큰 걱정은 없다. 김보경과 비슷한 유형의 이승기(29)가 있기 때문이다. 이승기는 지난 2011년 광주FC를 통해 프로에 데뷔해 27경기 8골 2도움으로 신인상을 받는 등 특급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2013년 전북으로 이적해 상주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말 복귀했다.
이승기는 로페즈, 에델의 부상과 한교원의 공익요원 복무로 약해진 측면을 맡아 나름대로 전북의 약점을 메우고 있다. 김보경이 떠나기로 한 이상 이승기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이재성은 "(이)승기 형과는 2014년에 호흡을 맞춰봤다. 서로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경기를 뛰다가 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최강희 감독도 이들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로페즈가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이재성과 이승기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동시 투입하는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국가유공자 아버지로 인해 6개월 공익요원 복무 중인 한교원이 7월에 돌아오면 파괴력은 더 배가된다.
그는 "이재성과 이승기가 측면에 서고 있지만, 중앙 미드필더를 선호한다. 로페즈와 한교원이 정상적으로 합류하면 전북이 잘하는 것을 할 수 있다"며 완벽한 '닥공(닥치고 공격)' 부활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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