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볼넷 때문에 (이)정후가 1번타자까지 올 수 있었던 거죠"
장정석 감독이 본 이정후의 현재는 '볼넷'이었다.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를 앞두고 이정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점점 공을 잘 보고 있는 느낌이다. 볼넷을 잘 골라내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이정후는 올 시즌 좋은 타격감과 더불어 선구안까지 발휘하고 있다. 그는 26일 경기 전까지 타율 3할3푼8리(343타수 116안타) 38 볼넷, 출루율 4할9리를 기록중이다. 타율도 전체 9위의 높은 수준이다. 볼넷 또한 공동 13위의 기록으로 올 시즌 데뷔한 신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출루율도 KBO리그 전체 8위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이다. 당연히 신인 가운데선 최고다.
장정석 감독은 이러한 능력을 "타고난 부분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실력"이라고 말했다. 바꿔말하면 아버지인 이종범 해설위원의 능력을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KBO리그 통산 타율 2할9푼7리, 1천797안타 184홈런 510도루를 기록한 만능 타자였다.
그러면서도 장 감독은 이정후가 이 위원에게 받지 못한 한 가지가 있다고 했다. 주루 능력이다. 장 감독은 "이종범 해설위원에게 '왜 발을 안 줬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랬더니 '느리진 않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발이 느린 것 같진 않다. 다만 주루 플레이를 더 배워야한다"고 이정후의 성장 포인트를 짚어내기도 했다.
기록에서도 이러한 부분은 잘 드러난다. 데뷔 시즌에 73개의 도루, 데뷔 2년차에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인 84개의 도루 기록을 작성한 이 위원의 아들이지만 이정후는 올 시즌 6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아버지와의 차이는 또 있다. 바로 파워다. 이종범은 데뷔 시즌인 1993년 126경기에서 2루타 16개 3루타 4개 홈런 16개를 기록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진 않았지만 이정후는 리그가 2/3 가량 지난 시점에서 2루타 17개 3루타 6개 홈런 2개를 기록했다. 2루타와 3루타는 앞서지만 홈런에선 차이가 난다. 장정석 감독도 "홈런이 적어 이정후를 놀린 적도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장 감독은 이정후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았다. 체격이 더 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나도 경험했지만 3학년 때 힘이 더 붙는 느낌이 들었다. 22~23살 정도 되면 더 힘이 붙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이 위원도 건국대학교를 졸업하고서야 프로에 입문했다.
물론 본인의 노력도 있어야 한다. 장 감독은 "이정후도 지난 가을부터 선배들에게 배운 게 많다. 웨이트도 많이 했고 선배들이 어떻게 했는지 봐왔다. 처음 봤을 때보다 4~5㎏ 정도 늘었다"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장 감독의 말처럼 이정후는 현재 홈런은 적지만 선구안과 컨택트 능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19세로 기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무궁무진한 성장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은 엄청난 강점이다. 호리호리한 체격의 이정후가 '벌크업'에 성공해 장타력까지 갖춘다면 그야말로 '괴물'이 탄생하게 된다.
과연 이정후는 어떤 선수로 성장할까. 장 감독의 '예언'이 맞아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흥미거리다.
조이뉴스24 잠실=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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