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K리그의 대세로 떠오른 브라질 출신 공격수 조나탄(27, 수원 삼성)은 지난해와 비교해 어떻게 업그레이드됐을까.
조나탄은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까지 20경기에서 18골을 넣었다. 경기당 0.90골이다. 지난해 여름에 입단해 18경기 14골을 넣었던 조나탄은 올해는 정규리그 18골과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골, FA컵 1골 등 27경기 23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득점이 0.78골에서 0.85골로 더 좋아졌다.
보통 좋은 축구에서는 경기당 0.4골은 기록해야 좋은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세계적인 축구 권위지인 영국의 월드 사커가 분석 기준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빅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0.4골만 넣어도 괜찮은 공격수로 평가 받는다. 단순 계산법으로 10경기에서 4골만 넣어도 킬러 본능이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31경기에서 20골을 넣은 정조국(강원FC)도 경기당 0.65골이었다.
1983년 K리그 출범 후 경기당 0.4골 이하의 득점왕이 탄생한 것은 1992년 임근재(30경기 10골)가 유일하다. 2014년 산토스(수원 삼성)가 35경기 14골로 딱 0.40골이었다. 이를 감안해 정규리그만 놓고 보면 0.90골인 조나탄은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활약을 하는 셈이다.
개인기를 앞세워 스스로 골을 만드는 능력도 진화했다. 올해 수원은 전방의 조나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플레이를 팀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 3-4-1-2 또는 3-5-2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공간 활용의 공격 축구로 나서니 조나탄에게 볼이 집중되게 마련이다.
지난해는 14골 중 4골(28.6%)이 스스로 만든 골이었지만 올해는 23골 중 9골을(39.1%) 스스로 창조했다. 가장 대표적인 골이 지난 23일 상주 상무전에서 전반 25분 기록한 선제골이다. 김민우가 왼쪽 측면에서 길게 가로지르기 한 것을 수비수 이경렬이 오승훈 골키퍼를 향해 떨군 것을 잽싸게 뒤에서 앞으로 빠져 들어와 가로채 골로 연결했다.
2-0으로 앞선 후반 43분에는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잡아 드리블하면서 옆에서 경합하던 수비수 정준연의 몸싸움을 견딘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냥 공격 전개 하나로 끝날 것을 골로 완성한다. 한 K리그 구단 수석코치는 익명을 전제로 "보통의 공격수라면 경합에서 밀렸다 생각하고 수비 앞으로 잘라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피드와 유연성이 있는 조나탄은 제대로 틈을 파고들더라. 무서운 공격수다"고 평가했다.
전술 변화는 도우미들의 진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난해 조나탄을 잘 활용했던 도우미는 권창훈(디종 FCO)으로 4도움을 했다. 올해는 염기훈의 왼발 가로지르기 5개가 모두 조나탄의 골로 이어졌다. 지난해 염기훈의 도움은 0개였다는 점이 의외였다. 산토스도 4개의 도움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조나탄과 염기훈은 꾸준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15일 포항 스틸러스전 프리킥 골도 염기훈과 대화를 통해 얻은 결과다. 현역 시절 왼발 프리킥의 마술사였던 고종수 코치는 "따로 프리킥을 가르치지 않았다. 워낙 슈팅이 좋으니 (염)기훈이와 대화를 나눠 상황에 따라 결론을 내렸다고 보면 된다. 먼 거리 슈팅이 특히 괜찮아서 세트피스 활용에 유용하다"고 전했다.
조나탄은 올해 목표를 30골로 세웠다. K리그 한 시즌 최다골은 2012년 데얀(FC서울)이 기록한 31골이다. 15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31골을 넘으려면 14골이 필요하다. 또 데얀이 2011년 기록한 한 시즌 최고 경기당 득점률(30경기 24골, 평균 0.80골)도 기다리고 있다.
K리그 최초 4경기 연속 멀티골을 넣은 조나탄은 지난해 7경기 연속골을 넣은 경험이 있다. 1위 황선홍(FC서울 감독), 김도훈(울산 현대 감독)이 기록하고 있는 8경기 연속골 도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조나탄은 올해 두 번의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고 그중 한 차례는 현재 진행형이다. 절묘하게도 두 번의 4경기 연속골 사이에 1경기 무득점이 있다. 7월 9일 제주전이었다. 이 경기에서도 골을 넣었다면 9경기 연속골이라는 대기록이 가능했다.
몰아치기 능력은 충분한 조나탄이다. 한준희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기존 데얀의 기록을 깨는 것이) 요즘 흐름이라면 가능하다. 문제는 수원의 팀 분위기인데 주변에서 도와줘야 한다. 수원이 잘하고 있는 것은 조나탄 덕분이지만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조나탄이 기록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더 위력적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조나탄은 완성형 선수가 아니었다. K리그에 와서 자신의 축구를 만드는, 배워서 완성형으로 가는 선수라고 본다"고 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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