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은 기성용(28, 스완지시티)의 몸 상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기성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을 기점으로 한국 축구의 공수를 조율하는 중앙 미드필더 역할의 터줏대감이 됐다. 기성용 대체자 찾기를 열심히 시도했어도 늘 무위에 그쳤고 존재감만 더 드러났다.
리더십까지 갖췄다. 대표팀 주장을 맡은 뒤 졸전을 거듭하자 "선수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신 감독이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기성용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9, 10차전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에 넣은 이유다.
기성용의 출전 여부를 떠나 정신적 리더 역할을 기대하며 선발했다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신 감독은 지난 14일 26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며칠 전 기성용과 직접 연락한 결과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경기(우즈벡전)에는 나설 수도 있다"며 희망적인 소식을 전했다.
덧붙여 "많은 분들이 극단적으로 기성용이 경기에 뛰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절대 그렇지 않다. 기성용은 벤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재활이 상당히 잘 되고 있다. 훈련해도 통증이 없는 상태다. 대표팀에서 훈련을 함께 하면서 경기에 출전도 가능하다. 그냥 대표팀에 합류해 정신적 지주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기성용은 경기에 뛸 수 있다"며 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신 감독의 희망 사항일 가능성도 있다. 폴 클레멘트 스완지시티 감독은 기성용의 출전 시기에 대해 "9월 중순에 복귀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소집 공문을 받은 스완지가 기성용의 차출을 거부한다면 문제는 꼬이게 된다.
이란전 대신 우즈벡전 출전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기성용의 유무에 따른 플랜B에 대한 준비에 시선이 쏠린다.
신 감독은 26명 중 미드필더에 11명을 선발했다. 특히 기성용의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 가능한 자원이 상당하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전방에서 후방으로 내려오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앙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 모두 가능한 자원들의 합류에 눈길이 간다. 신 감독은 멀티플레이어 권경원(톈진 콴잔), 장현수(FC도쿄)를 선발했다. 이들은 수비가 아닌 미드필더로 분류됐다. 권경원은 전북 현대 시절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다. 장현수도 종종 수비를 벗어났다.
중앙 수비 자원이 많다는 점도 이들의 중앙 미드필더 활용 가능성을 높인다. 김주영(허베이 화샤 싱푸),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민재(전북 현대) 등 '4김'이 중앙 수비로 경쟁한다.
물론 이란은 중원에서 승부를 보는 팀이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하면 4-2-3-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공격 전술을 사용했다. 4-2-3-1은 신 감독이 즐겨 활용하는 포메이션이다. 2의 자리에 기성용이 없다면 구자철이 내려서고 기존에 기성용의 포지션 파트너였던 정우영(충칭 리판)도 있다. 구자철이 2선으로 내려와도 원포지션인 공격 2선이나 측면에는 자원이 차고 넘친다.
대표팀 경험이 한 구단 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이란, 우즈벡을 기성용 없이 돌파한다면 구자철을 중심으로 장현수, 정우영, 권경원 중 한 명이 파트너가 되는 조합이 가장 낫다고 본다. 권경원을 뺀 두 명은 A매치 경험이 풍부해 중앙 수비수들과의 호흡에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큰 경기는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일단 오는 21일 조기 소집을 통해 시간을 벌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기성용 대안 찾기에 공력을 쏟아야 하는 신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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