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하루라도 빨리 적응하자던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의 전략이 성공했다.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우즈벡 원정 준비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7월 전격 경질되면서 혼란을 겪었다. 당초 계획은 3일 입성해 4시간의 시차를 경기력으로 극복하고 돌아가는 전략이었다. 오래 머무르면 몸이 무거워지면서 경기력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차 적응과 함께 오는 환경적인 요인을 무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31일 이란과의 9차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이겼어도 중국-우즈벡전 결과를 살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의 연속이었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2일 입성이었다. 하루에 한 시간씩 시차에 적응해 경기 당일에 맞추는 전략이었다. 신 감독은 "시차도 있고 빨리 들어와서 분위기에 적응해야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과거 성남 일화 시절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참가를 통해 얻은 경험이다.
그만큼 축구협회가 타슈켄트에 머물면서 지급하는 숙박비, 음식비 등이 추가되지만 본선 티켓만 얻는다면 아깝지 않은 비용이다. 숙소도 2012년 원정 당시와 비교해 가장 좋은 곳으로 잡아 최대한 조용하게 보냈다.
익명을 원한 축구협회 전 직원 A씨는 "원정 경기의 결과는 얼마나 큰 비용을 투자하느냐에 있다. 즉 그동안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원정을 최소 비용으로 치렀다는 뜻이다. 대표팀의 원정 경기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전체 예산이 최근 2~3년 사이 계속 감축되는 등의 상황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지엽적인 문제일 뿐이다"고 말했다.
실제 그랬다. 시리아와의 말레이시아 중립 원정 경기나 이란, 중국 원정 모두 필요 인력을 최소화로 움직였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완벽하게 관리해야 하는 피지컬 트레이너도 없었다. 카를로스 아르무아 전 코치가 피지컬 부문까지 소화했지만 제각각인 선수들의 몸의 균형을 잡기는 어려웠다.
신 감독은 부임 후 코칭스태프를 선임하면서 이재홍 피지컬 코치를 포함했다. 유럽파가 막 시즌을 시작하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일부는 부상을 안고 팀에 합류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했다. 이 코치는 선수들의 몸을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변화를 확인해 신 감독에게 보고했다.
체계적인 관리는 곧 경기 방법에도 영향을 끼쳤다. 타슈켄트는 경기 시간에는 기온이 떨어져 선선하지만, 대륙 사막 지대라 조금만 뛰어도 건조하다. 물을 자주 찾게 된다. 선수들의 수분 활용까지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했고 관리도 성공적이었다. 무른 잔디로 인해 후반 35분 이후 체력 저하 방지를 위해 쇠징이 박힌 스터드로 된 축구화를 가져와 집중력을 갖고 뛰었다.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 근무하는 조리장도 1명이 아닌 2명을 파견했다. 선수들이 좋은 음식을 먹고 회복력을 키우라는 의도에서다. 덕분에 한식, 양식을 고르게 먹으며 우즈벡전을 준비했다.
선발대는 두 번이나 우즈벡을 찾았다. 8월 초 먼저 환경을 확인했고 이번 경기에 앞서서도 3명의 직원이 먼저 타슈켄트에 들어와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준비를 끝냈다. 투자만큼 결실을 본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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