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신태용 감독은 포어리베로 전술을 꺼내들었지만 이 전술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최종전 우즈베키스탄전과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5점(4승3무3패)를 기록하며 이날 이란과 2-2로 비긴 시리아(승점 13점, 3위)을 제치고 조 2위를 확정지었다.
천신만고 끝에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결과물은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면 결코 좋지 못했다.
특히 이날 신태용 감독이 꾸린 포메이션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로 꾸리기엔 다소 무리가 따르는 전술이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3-4-3 포메이션에 좌우 윙백에 공격적인 선수를 포진시켰다. 선수들 면면을 보면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할 것임이 한 눈에 읽혔다.
최전방에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중심으로 공격 2선에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근호(강원FC)가 섰다. 이 세 선수를 지원하는 역할로는 권창훈(디종FCO)이 포진하며 수비형 미드필더엔 정우영(충칭 리판)이, 좌우 윙백엔 김민우(수원 삼성)와 고요한(FC 서울)이 섰다. 수비라인은 주장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FC도쿄) 김민재(전북 현대)가 형성했으며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꼈다.
정작 뚜껑을 열자 4-1-2-3의 형태에 가까운 포진이었다.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 즉 포어리베로에 장현수 역할을 맡겼고 플랫4를 김민우-김영권-김민재-고요한이 구성했다.
애초 포어리베로는 수비진과 수비형 미드필더간의 호흡이 상당히 잘 맞아떨어져야하는 전술이다. 1에 위치한 선수에게 요구되는 축구지능도 높아야한다. 후방에서의 볼 배급력과 전술 이해도, 시야까지 두루 갖춰야하는 어려운 포지션이다.
하지만 이 전술을 사용하기에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신 감독은 장현수가 이 1의 역할을 해주길 원했겠지만 그는 옆에 좋은 파트너가 있어야 제구실을 해낼 수 있는 선수다. 스스로 주도하는 능력은 조금 부족하다. 뛰어난 조연은 될 수 있지만 주역으로 맡기면 상당히 불안해지는 이유다.
전반 44분 장현수가 부상으로 나간 이후 오히려 중원에서 장악력이 높아진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구자철은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부터 올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 이르기까지 오랜기간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했다. 전술적인 이해도도 높고 장현수보다 안정적이다.
물론 이것도 베스트는 아니었다. 포어리베로를 들고 나올거라면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존재가 필수적이었다. 한국에서 그만큼 밸런스가 잡힌 미드필더는 존재하지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현수를 사용할 것이었다면 공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성용이 있어야 했다. 이날 경기에선 정우영이 이 포지션에 섰지만 기성용에겐 미치지 못한다.
역으로 말하면 그의 부재가 한국 축구를 좀 더 어려운 길로 빠뜨렸다. 부상 회복이 더디며 경기에 나오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쨌건 월드컵 진출에는 성공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신태용 감독에겐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전술적인 깊이와 선수들에게 맞는 전술을 찾는 것도 그에겐 과제가 될 것이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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