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강렬한 쇼핑욕구가 들끓을 때마다 귓가에 '스튜핏(Stupid)'이 맴돈다면, 신상 원피스를 만지작대면서도 주저하는 당신이라면 단연 '그뤠잇(Great)'이다. 방송 4주차를 맞이한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연출 안상은)이 선사한 생활의 작은 변화다.
이토록 웃기면서 유익한 예능이 있었던가. 돈을 써야 대우받고 지갑을 열어야 존중받는 현대 소비사회. 하지만 김생민은 '지금 당장 당신의 소비를 멈추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한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시청자의 한 달치 영수증을 '통장요정' 김생민이 분석해주는 프로그램. 현명한 소비에는 '수퍼 그뤠잇'을, 어리석은 낭비에는 가차없이 '스튜핏'을 날린다. 그간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본격 저축권장 예능프로그램이다.
김생민의 돈 모으기 꿀팁은 간단하다. 궁하면 통하고, 절실하면 이뤄지는 만큼 최대한 쓰지 말라는 것. 김생민의 사고는 일반인과 다르다. 철저히 절약과 저축에 치중돼 있다. 그런만큼 김생민 식 영수증 분석은 매우 색다르고,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그는 할인상품에 목을 매는 사람에게 "안 쓰면 100% 할인"이라고 명언을 남긴다. 또한 유료VOD를 구입하는 이에게 '2분 클립영상'을 추천하고, '충동적금'을 적극 권유한다. 소화가 안될 때는 약보다는 '점프'를, 야구장에 갈 때는 생수를 사지말고 집에서 챙겨가라고 조언하는 식이다.
어찌보면 평범하고, 어찌보면 찌질한 그의 짠내나는 조언은 '소비가 미덕'이라고 여겨진 현대사회에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있다. 특히 수익의 80%를 저축하며 14년 만에 10억원을 모은 김생민의 실제사례는 부자를 꿈꾸는 2030들이 스스로의 소비패턴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김생민의 짠돌이 캐릭터는 익히 알려졌던 바. 그는 10억을 모은 통장요정이자, 생방송을 위해 장기휴가조차 허락치 않은 근면성실의 아이콘이다. 그런 그가 프로그램에서 단연 돋보일 수 있는 것은 오랜 지기들과의 찰떡 호흡 덕분이다.
MC 송은이와 김숙은 김생민의 발언마다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이며 '영수증 감별사' 김생민의 흥을 돋운다. 프로그램 웃음 제조의 8할 이상은 이들의 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송은이와 김숙은 최근 유행어, 그 흔한 '핫요가'도 모르는 김생민에게 친절한 설명꾼이자 안내자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팟캐스트 인기 프로그램이 TV로 진출한 첫 사례다. 지상파 첫 15분 예능으로, 6부작으로 기획된 '김생민의 영수증'은 속이 꽉꽉 들어찬, 예능판 '생생정보통'이다.
시청자들은 바란다. 6부작 이후에도 '김생민의 영수증'이 계속되기를. 15분물이 60분으로 연장돼 정규편성을 확정받기를. 관건은 KBS 파업이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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