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이제 코 앞이다.
지난 2012년 이후 5시즌 만에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는 3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던 3위 자리도 성큼 다가왔다. 롯데는 지난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9-5로 승리를 거뒀다. 같은날 3위 NC 다이노스는 7위 넥센 히어로즈에 덜미를 잡혔다.
롯데와 NC의 승차는 반 경기 차로 줄어들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충분히 3위 자리를 노려볼 수 있는 기회를 맞은 셈이다.
롯데는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기대를 걸기엔 부족해보였다. 8월 1일부터 3일까지 치른 LG 트윈스와 원정 3연전을 모두 패했고 7위에 머물러있었다. 당시 5위와 승차는 6경기.
그러나 롯데는 8월 4일부터 안방서 열린 넥센과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고 이후 17일 SK전까지 치른 38경기에서 28승 10패를 거뒀다.
롯데가 후반기 들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은 여러가지다. 같은 기간 홈런 18개를 쏘아 올린 '간판타자' 이대호와 최근 대타로도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최준석.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린 손아섭. 테이블세터로도 손색 없는 전준우 등이 타선에서 힘을 싣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영건' 박세웅과 김원중. 외국인 듀오 브룩스 레일리·조쉬 린드블럼 그리고 베테랑 송승준 등 탄탄한 선발진을 구성했다. 마무리 손승락이 제 역할을 했고 배장호·박진형·조정훈·장시환은 '필승조'로 마운드 허리 노릇을 하고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 꼽을 수 있다. 바로 백업 선수의 활약이다. 롯데는 최근 몇 년 동안 주전과 비주전 간 기량 차이가 큰 부분이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김동한(내야수)과 박헌도(외야수) 등이 농구에서 '식스맨'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황진수도 해당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7일 SK와 홈 경기에서 수비가 아닌 공격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황진수는 롯데가 3-0으로 앞서고 있었고 추가점이 꼭 필요했던 상황. 마수걸이 홈런을 3점포로 장식했다.
황진수는 지난 2008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1군 보다는 퓨처스(2군)리그가 더 익숙했다. 지난 시즌까지 1군에는 통산 48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황진수에게 올 시즌은 다르다. 프로 입단 후 가장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황진수의 이날 프로 데뷔 첫 홈런(1군 기준)은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롯데는 6-0으로 리드하고 있었으나 SK에게 추격을 허용해 6-5까지 쫓겼다. 황진수가 3점포를 쏘아 올리지 않았다면 이날 경기 결과는 달랐을 수도 있었다.
그는 SK전이 끝난 뒤 "잘 맞았다고 생각했지만 (담장을)넘어갈 줄은 몰랐다"며 "기분이 얼떨떨하다"고 첫 홈런 소감을 전했다. 황진수는 "타석에 들어가기 앞서 김승관 타격코치가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투수지만 직구를 노리고 자신있게 휘둘러보라'고 조언했다"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홈런 상황을 되돌아 봤다.
황진수의 깨소금 활약은 기존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된다. 그는 내야 모든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 앤디 번즈와 마찬가지로 활용도가 높은 선수다.
황진수는 "신본기·김동한 등과 함께 각자 장점을 살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며 "정규시즌 남은 기간 동안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가을야구'에서 뛸 자리는 한정돼있다. 선수 엔트리가 지금과 비교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진수와 같은 백업 선수들의 활약과 성장은 팀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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