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한국-일본-한국을 거치며 23년 동안 뛰었던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이승엽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홈 경기를 끝으로 현역 선수에서 은퇴했다. 이승엽은 자신이 지난해 예고한대로 2017시즌 마지막 경기를 통해 은퇴식을 치렀다.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은퇴행사에서 이승엽은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초등학교때부터 시작한 야구선수 생활을 마치고 '사회인' 이승엽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야구가 아닌 제2의 인생을 출발하는 것이다. 그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분명하다. 소속팀 삼성 뿐 아니라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느껴야했던 부담은 이승엽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은퇴식에서 눈물을 보였지만 역시 이승엽다웠다. 행사가 마무리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는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아쉽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은 당연히 남아있다.
그는 "선수를 그만두고 나니 '왜 더 잘하지 못했을까? 야구를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이유는 뭘까?'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성실한 태도를 한 순간도 잊지 않은 선수로 꼽힌다.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 개인 연습을 시작했고 경기를 준비했다. 1995년 KBO리그에 데뷔했을 때부터 은퇴한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이승엽 만의 '루틴'이다.
선수 부터 코치를 거쳐 사령탑 시절까지 삼성에서 이승엽을 오랜 기간 지켜본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도 "(이)승엽이는 누구보다 가장 먼저 대구구장에 나왔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이승엽은 "야구선수를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며 "정말 잘한 선택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은퇴식을 마무리한 다음날(4일)부터 '야구인'은 맞지만 '선수' 이승엽은 아니다.
그는 "내일은 추석이라 차례도 지내고 그려러고 한다"며 "아무래도 명절이니까 분위기를 좀 내야하지 않나"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제부터 새 일을 찾기 전까지 '무직'이 됐는데 5일부터는 일단 골프나 실컸 쳤으면 좋겠다"고 다시 웃었다.
이날 라이온즈파크는 이승엽의 이름과 함께 등번호 '36'으로 도배가 되다시피했다. 그런데 이승엽은 사실 36번을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그는 "경북고에 다닐 때 야구부에서 27번을 달았다"며 "그래서 삼성 입단 후 해당 번호가 있나 살폈는데 남는 번호가 36번을 포함해 딱 두개였다"고 했다. 당시 27번은 선배 동봉철(현 여자야구대표팀 감독)이 사용하고 있었다.
이승엽은 "11번도 달고 싶었지만 선배가 사용하고 있었다"며 "이후 등번호를 바꾸려고 했는데 36번을 달고 처음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그래서 그냥 달기로 마음 먹었다. 이제는 36번이라는 숫자가 마음에 들고 좋다"고 얘기했다.
한편 이승엽의 역대 통산 홈런 기록은 다시 수정됐다. 마지막 은퇴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쳤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995년부터 올 시즌까지 삼성-지바 롯데-요미우리-오릭스-삼성을 거치며 통산 2천703경기에 나와 626홈런을 기록했다.
조이뉴스24 대구=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